[낚시와 경제] 돌아오는 명태 사라지는 망둥이
[낚시와 경제] 돌아오는 명태 사라지는 망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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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동해에 명태가 돌아왔다. 아직 완전히 돌아왔다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쳐놓은 그물에 명태가 걸렸다는 소식이 간간히 전해진다. 우선은 명태 복원에 애쓴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70~80년대 겨울철 명태를 얼린 동태는 거의 매일 식탁에 오르는 생선이었다. 고추장과 된장을 섞어 국물을 만들고 무와 꽁꽁 얼린 동태를 넣고 끓이다가 고춧가루와 파, 마늘을 넣어 다시 한번 끓이면 그만이었다. 시원한 동태탕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지금도 동태탕과 생태탕으로 유명한 식당에는 점심시간에 긴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남획으로 인해 명태가 자취를 감추자 정부는 이를 복원하기 위해 살아 있는 명태 1마리당 50만원이라는 포상금까지 내걸었다. 웃지 못 할 해프닝이라고 넘길 수 있지만 돈 욕심이 만들어낸 참혹한 비극이다.

동해의 대표어종인 명태가 그나마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는 것에 안도를 하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 근해의 대표어종인 망둥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42종의 망둥이가 살고 있다. 별망둑, 풀망둑, 문절망둑 등 종류도 다양해 전문 낚시인들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 이름도 망둑어, 망어, 망둥어, 꼬시래기, 문절이, 운저리 등으로 불린다. 망둥이는 먹성이 좋아 미끼를 달지 않은 채 던져놓고 살살 고패질을 하면 빈 바늘을 덥석 물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망둥이 낚시를 할 수 있다. 지금도 날씨 좋은 날이면 가족단위로 놀러온 이들이 방파제나 갯벌에 서서 망둥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두 시간만 하면 양동이 반쯤을 채울 수 있으니 낚시계 입문에 제격이다.

망둥이는 살이 무르고 표면에 점액이 있어 손질할 때는 밀가루를 묻혀 점액을 닦아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회로 먹을 때에는 등을 딴 망둥이를 막걸리에 씻어서 조심스럽게 포를 뜬 후 먹으면 된다.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몇 마리 잡기도 전에 회를 뜨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바람에 반쯤 말린 후 구워먹으면 맥주 안주로 많이 먹었던 노가리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전국 어디서는 흔했던 망둥이가 요즘엔 보기가 쉽지 않다. 수년 전만 해도 잡으면 귀찮다고 하면서 놔줄 정도로 흔했던 망둥이가 이젠 귀한 물고기가 됐다. 한겨울 손맛이 그리워 찬바람을 뚫고 출조했던 낚시인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보여줬던 40cm가 넘는 망둥이가 이젠 서너 명의 낚시인들이 하루 종일 해도 한두 마리 얼굴 보기도 힘들어졌다. 공사로 인해 물속 지형이 바뀌고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달라지고 뻘이 건강을 잃어가서 일 수도 있다.

흔한 망둥이지만 망둥이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망둥이 낚시를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놀러오는 이들이 쓰는 돈은 그 지역 경제의 일부를 차지했다. 더욱이 어종 하나가 살아진 후 이를 복원하기 위해 들이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라진 이후 안타까워하기 전에 스스로가 우리 주위에 흔한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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