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업 부동산신탁회사 진출 '눈독'
시중은행, 전업 부동산신탁회사 진출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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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구조 다변화 목적…"비이자이익 발굴에 의미"
건설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건설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시중은행들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전업 부동산신탁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한금융도 최근 매물로 나온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의 유력 인수자로 거론된다. NH농협금융도 신탁사 설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미 부동산신탁 영업을 하고 있다. 수탁 규모도 지난해말 기준 377조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은행권이 전업 부동산신탁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업영역이 훨씬 넓어져 수수료수익을 늘릴 수 있고, 은행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업은 일종의 자산관리 서비스로, 전업 부동산신탁사에게는 은행 신탁업에 없는 부동산 '개발' 권한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고객이 보유중인 땅을 개발하고 싶지만 자금 부족 등으로 진행할 수 없을 때 부동산신탁사에 위탁하게 되면 신탁사는 아파트 건축 등 토지개발을 한 뒤 발생한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신탁사는 부동산을 개발할 때 끌어들인 사업비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받아간다.

은행이 전업신탁사라면 자체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업신탁사는 토지 개발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사업비 단위가 크다보니 수수료도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2016년(3933억원)에 비해 28.6%나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3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자산신탁도 3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인 순수수료수익이 KB부동산신탁의 경우 722억원으로 그룹 전체 신탁이익(4868억원)의 14.83%를 차지했고, 하나자산신탁은 543억으로 하나금융그룹 신탁보수(2309억원)의 23.51%나 됐다.

하지만 부동산신탁업은 지난 2009년 이후 규제와 기존 업계 반발로 인해 신규진입이 막혀있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부동산신탁사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 진출 통로를 열어달라는 의견을 내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을 통해 올해 부동산신탁사 추가설립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진입 가능성이 열린만큼 부동산신탁사가 없는 시중은행들은 기존업체 인수나 신규 설립 등 모든 방법을 열어놓고 진행 중"이라며 "규제의 진입장벽을 넘어섰다는 점과 비이자수익을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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