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경제성장 그리고 가계대출 연체 증가
[홍승희 칼럼] 경제성장 그리고 가계대출 연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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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에서 열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 글을 쓰는 필자의 귀에는 여기저기서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들이 요란한 것만 같다. 그 중에는 개성공단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 또한 들어있다. 물론 남북경협은 북미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릴 수 있을 때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희망의 끈을 놓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희망적인 전망들과 더불어 우리 경제 상황이 발하는 신호도 나쁘지 않다.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이 1.1%를 기록하면서 한동안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게 아닌지 걱정하게 했던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3% 성장에 청신호를 켰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덕분에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할 금리인상에도 좀 더 여유 있는 정책여건이 마련될 듯하다.

무역환경도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고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 때문인지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1분기 중 전기 대비 5.2%의 증가율을 보여 낙관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설비투자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9.2%로 빠른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고 1년 넘게 10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니 낙관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런 기류는 민간소비 부문에서도 잡힌다. 민간소비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이후 2.1%->2.4%->2.6%->3.4%->3.4%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굳이 한은 보고가 아니라도 임금인상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기에 무리가 없다. 이는 다시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남북정상회담은 이런 흐름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더 얹을 것이다. 이번 회담의 성과가 첫 타에 홀인원을 요구하는 보수야당들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일단 물꼬를 트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중국일변도로 침식되어가는 북한경제에 틈을 벌리며 우리 기업들이 할 몫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고 북한을 경유한 대륙으로의 각종 인력 및 물자수송에까지 이르는 꿈도 꾸어볼 수 있을 것 아닌가.

그 꿈이 현실화될 수만 있다면 중앙아시아까지의 거리는 한결 좁혀질 것이고 나아가 유럽까지의 육로 이동도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대화통로를 끊어놓은 채 말로만 통일대박을 외치던 전직 대통령의 몽상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실천의 장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물론 이 단계까지는 단지 꿈일 뿐이다. 당장 남북정상회담과 곧 이어 열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모두 보고 나서야 현실성이 붙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로서 여건은 나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외적 여건으로만 우리 경제의 미래를 모두 판단할 수는 없다. 경기전망의 청신호가 켜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경제는 여전히 가파른 절벽 사이를 잇는 위태로운 구름다리를 건너는 중이다.

그 가운데는 여전히 줄어들 줄 모르는 가계부채와 그에 뒤따르는 가계대출 연체잔액의 증가, 여전한 대졸 미취업자의 높은 비중과 그로 인한 청년층의 절망 등 사회 내부의 곪아있는 부위들은 언제 치료될 수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찔끔찔끔 처방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 정도로는 답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미취업자들의 절망만 문제인 것도 아니다. 취업한 젊은이들 또한 심각한 좌절감에 허덕인다.

취업난이 심하니 고용주는 너나없이 의 능력을 갑자기 각성한 듯 노동자들을 억압한다. 주변 젊은이들의 하소연을 듣다보면 숨이 턱턱 막혀온다.

단지 노동 강도가 높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고용인의 인격을 깔아뭉개는 그야말로 갑질들이 참 다양하게도 펼쳐진다.

이번 대한항공 오너 가족의 갑질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그런 재벌기업에만 갑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용인의 목줄을 직접 쥐고 있는 고용주는 물론이고 그에 빌붙은 이들까지 사소한 권력이라도 휘두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양아치문화가 한국사회에 범람하고 있다.

인성교육 다 팽개치고 되지도 않게 혀 꼬부려가며 어린아기들까지 영어교육에나 몰아넣고 공부에 흥미도 소질도 없는 아이들까지 죄다 암기천재들의 경연장 같은 입시지옥으로 몰아넣어온 세월의 잔재들이다. 그런 교육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지속될 텐데 GDP %로 우리는 희망에 부풀어도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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