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중국철수작전 첫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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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법인 21개 점포 2500억에 매각…화동·화중·동북도 협상 중
롯데마트 CI.(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CI.(사진=롯데마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등 21개 점포(화북법인)를 매각한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중국 사업 철수 물꼬를 튼 셈이다. 남은 화동·화중·동북 지역 법인도 중국 유통업체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26일 오전 8시30분부터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화북법인이 보유한 지분 87.92%를 중국 유통기업 우메이 홀딩스(Wumei Holdings)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롯데마트 10개, 롯데슈퍼 11개 점포다.

매각 시발점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다. 중국 내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부터 순차적으로 87개 점포 영업을 중단했다. 74곳은 중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13곳은 자진 휴업했다.

관건은 자금 회수 여부다. 영업을 못하지만 9000여명의 직원 임금은 줘야 하는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는 지난해 3월 중국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3600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같은 해 8월에는 3400억원을 추가 수혈하고, 9월부터 매각 절차를 밟았다. 2차 차입금이 소진되기 전 점포가 매각되길 기대했으나 쉽지 않았다.

유통업계에선 중국 롯데마트가 헐값에 팔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번 화북법인 매각 대금은 총 14억2000만위안(2485억원)이다. 롯데쇼핑이 먼저 지분을 777억원에 처분하고, 거래 종료 후 우마트 홀딩스로부터 1750억원을 받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화북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의 평가 금액이 11~14억위안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자산 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라며 "매각 이후에도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화북법인에 대한 지분 5%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북법인뿐 아니라 다른 법인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는 상하이 중심 화동법인을 중국 리췬그룹에 매각하는 작업을 벌였다. 리췬그룹은 점포 실사까지 마쳤고, 인수가격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쪽은 "빠른 시일 내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며 "나머지 화중법인과 동북법인도 지역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6월 네덜란드 유통업체 '마크로' 점포 8개를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했다. 이듬해 9월 중국 '타임스'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현재 112개 점포(마트 99개·슈퍼 13개)를 소유하고 있지만 이중 97%가 문을 닫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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