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산은, 지원안 협상 테이블…'난항' 예고
한국GM-산은, 지원안 협상 테이블…'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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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산은, '비토권 확보'가 관건 VS GM. '외투지역 지정' 제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국지엠(GM)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함에 따라 '자금지원'이라는 공이 산업은행과 GM의 협상 테이블로 넘어왔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만간 GM본사와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한국GM에 지원하는 방안을 두고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GM이 자금지원 후 한국을 떠날 수 없도록 비토(Veto,반대)권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을 17% 보유하고 있어 주총특별결의사항에 대해서는 거부권(한국GM 정관상 85%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예정대로 GM이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2조9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추가로 약 3조원을 신규투자하게 되면 산업은행의 지분율(주식수 기준)은 1%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산업은행이 현재 지분율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GM이 20대1 이상의 차등감자를 해야하지만 GM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대안으로는 지분율과 관계 없이 산업은행이 비토권을 행사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는데 GM은 이 역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이 GM에 한국시장에 10년 이상 체류해야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GM은 지난해 10월 비토권에 의한 지문매각시한이 끝나자마자 3개월만인 올해 1월 군산 공장 폐쇄 등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만약 비토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GM은 산업은행이 투입한 자금만 챙긴 뒤 한국을 떠날 수 있다. 혹은 신차를 배정하기로 한 약속을 글로벌 전략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릴 수도 있다.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최악의 경우 투자규모에 대해서도 다시 협의해야 한다.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서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고 오는 2020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확인했다.

문제는 한국GM의 이전 가격이나 원가 구조 등 핵심 자료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최종보고서 결과가 중간보고서와 달리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산업은행은 내달 초 예정인 최종 실사보고서를 확인한 뒤 투자 확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다만 중간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5000억원 상당을 신규 투자한다는 구두 또는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우선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급부로 GM 역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한 '인천 부평과 창원 공장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요구했다.

외국인투자지역에는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감면하고, 이후 2년 간 50%를 감면해준다.

한국GM 공장이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유럽연합(EU)이 문제 삼고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EU의 조세비협조국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제도를 손보겠다는 조건으로 제외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제 한국GM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이라며 "빠른 시일 내 구두나 MOU 형태로 조건부 지원을 약속할 방침이지만 최종 결론은 실사보고서가 완성된 이후에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역시 GM의 출자전환과 신규 투자를 확인한 뒤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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