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회사채 발행 '봇물'…호실적·리스크 해소 요인
건설업계, 회사채 발행 '봇물'…호실적·리스크 해소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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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스코건설 등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수요예측에 실패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는 건설사들의 호실적은 물론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해외시장의 리스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채권 금리가 높은 것도 흥행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19일 진행된 3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480억 원의 청약을 받아 약 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회사채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한화건설은 500억 원으로 공모채 발행 규모를 늘려 27일 발행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올해 2월 3년 만기 700억 원, 5년 만기 800억 원 등 1500억 원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6400억 원이 몰렸다. 태영건설도 8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 수요예측을 통해 117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대림산업 역시 지난달 1500억 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면서, 목표치의 두 배인 3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건설의 경우 지난 5일 실시한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 금액 800억 원의 8배가 넘는 6940억 원이 몰려들며 8.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에 SK건설은 회사채 발행 액수를 15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회사채 흥행은 실적과 해외 리스크 관리가 주요했다. 사실 지난해 대우건설 모로코 현장에서 3000억 원의 손실이 추가로 드러나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높았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1월 2년 만기 800억 원, 3년 만기 500억 원 등 총 13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2년 만기 회사채에는 180억 원어치 주문만 들어왔고 3년 만기의 경우 참여하겠다는 기관투자자가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해외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정적 손실을 실적에 미리 반영, 일회성 위험을 제거한데 이어 리스크가 큰 사업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수주 전략을 펼쳤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중동 플랜트 사업장의 예상손실을 최대한 선반영했으며 올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이행보증금 325억 원이 반환되는 등 수익성 개선도 예상된다. SK건설도 현재 개발형사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모델로 전환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 중이다. 

높은 금리도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태영건설의 3년물의 발행금리는 4.684%이며 한화건설도 4.166%의 금리로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회사채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금 조달을 회사채 발행 쪽으로 생각하는 건설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계속되고 있어 회사채 발행해 흥행하기 위해선 건설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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