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남녀 임금차별 심각…여성, 남성의 절반 수준
건설사 남녀 임금차별 심각…여성, 남성의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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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의 한 신규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근속연수 차이?…女비정규직 정규직화 시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건설업계의 남녀간 임금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설사 중에선 여성 직원이 남성대비 임금을 50%가량 덜 받는가하면, 금액기준으로는 3400만원 차이나는 곳도 있었다.

업계에선 해외 등 현장 근무가 많은 '산업 특성상', 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근속연수가 짧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대 건설사(삼성물산 제외)의 1인당 평균임금은 남성이 7762만원, 여성이 4352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직원이 여성보다 1.78배 많이 받는 셈이다.

임금격차가 가장 큰 포스코건설의 여성 직원 임금은 3412만원으로, 남성 임금(6841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남성 직원(9118만원)이 여성(4584만원)보다 1.91배 더 많은 임금을 가져갔고, 대림산업도 남성(7656만원)과 여성(4019만원)의 임금이 1.9배 차이났다.

이밖에 SK건설의 남녀 임금격차는 3536만원(남성 8097만원, 여성 4561만원), 현대건설은 3381만원(남성 7803만원, 여성 4422만원), GS건설은 3329만원(남성 8031만원, 여성 4702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1.66배 벌어진 3305만원의 임금격차가 발생했다. 남성 1인 평균 급여액은 8336만원, 여성은 5031만원이다.

각 건설사들이 꼽는 임금격차의 원인은 '근속연수'다. 여성 직원은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임금격차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A건설 관계자는 "아무래도 해외나 현장 근무가 많기 때문에 여성 직원수 자체가 적다"면서 "직원수도 적은 데다 회사를 다니는 기간 또한 비교적 짧아 임금격차가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곳곳에선 근속연수만이 남녀간 임금격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건설업은 업계 특성상 남성 정규직이 많고, 여성 직원은 직급이 낮거나 비정규직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실제 임금격차가 제일 큰 포스코건설의 경우 인프라 부문을 보면 남성 직원(9년9개월)과 여성(9년5개월)의 평균 근속연수가 4개월밖에 차이나지 않으나, 1인 평균 급여액 격차는 4200만원에 달했다.

현대건설의 건축 부문에서도 남성 직원의 근속연수가 여성에 비해 1년1개월 많은 가운데, 임금은 3900만원 더 많이 가져갔다. GS건설의 전력 부문에선 여성(10년4개월)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10년3개월)보다 1개월가량 더 긴데도 불구하고, 평균 급여액은 4200만원으로 남성 직원(8400만원) 급여의 정확히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남녀간 임금격차가 유독 큰 요인은 근속연수도 있지만, 여성 직원 중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이라며 "건설 사업 대부분이 프로젝트형으로 이뤄지고 있고, 건설사도 무턱대고 정규직 수를 늘릴 수 없어 비정규직 비율이 여전히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여성 비정규직을 조금이나마 정규직화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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