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환율 개입내역 공개 '초읽기'…최상의 시나리오는?
韓 환율 개입내역 공개 '초읽기'…최상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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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IMF 총재·美재무장관과 '담판'
韓, 공개 수위 최소화…환율·수출 경쟁력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고비를 넘긴 우리 정부가 이제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수위를 '담판' 짓는다. 수출의존도가 높아 환율에 민감한 우리나라로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건은 공개 주기와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반기별로, 총 개입량(순매수 총액)만 공개하는 방안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거론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연쇄 면담을 갖고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주기와 범위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韓 "매분기·반기 공개" vs 美 "1분기 이내" = 미국이 4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환시 개입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강하게 주문한 만큼, 시장 개입내역 공개는 불가피 해졌다. 그동안 미국과 IMF는 한국이 수출 확대를 위해 원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시장 개입내역을 밝히지 않는 나라도 한국이 유일하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설 후 첫 개입내역 공개인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 외환개입을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알리느냐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도 정해진다. 수출·수입의 95% 이상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원화가치가 하락(달러가치 상승)할수록 수출에 유리한데, 너무 자주 공개하면 운신폭이 좁아져 환율정책상 최소한의 외환개입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까지 묶일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정부는 매분기 또는 반기별로 공개하고, 범위는 스위스나 싱가포르와 같이 순매수 총액만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미국은 1분기 이내 매도·매수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시장 개입 공개 시기는 국가마다 제각각이다. 영국과 캐나다 등은 1개월 마다 공표하는데 3월 개입내역을 한달 뒤인 4월에 알리는 식이다. 유럽중앙은행과 홍콩은 하루 단위이며, 미국은 3개월 단위다. 범위는 스위스, 브라질, 싱가포르가 순매수 내역 공개하고, 나머지 국가들은 매수 내역만 공개하고 있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공개주기 짧을수록 시장 파급력 크다" = 전문가들은 최대 반기별 공개를 '베스트'로 보고, 최소 1개월별 공개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공개 주기가 일별 또는 일주일별로 결정될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환율보고서가 반기별(4월, 10월)로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도 그와 같은 주기로 환시 개입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겠나"며 "미국의 의도는 결국 원·달러 환율이 빠질 때 우리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지 시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개 시차가 짧아지면 우리 정부는 양방향 개입 포지션을 시사하기 위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갈 때만 속도조절성 개입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만일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당국이 지속적인 개입이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개주기 결정에 더해 공개범위 기준도 중요하다. 우리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순매수 총액 공개 안은 외환을 사고 판 흔적을 지우겠다는 얘기다. 예컨데 우리정부가 100억달러를 매수하고 100억달러를 매도했을 경우 순매수 총액인 0원만 표시하는 것이다. 우리정부의 개입내역 패턴을 철저히 감춰야 한다는 취지다. 매도·매수 내역 전체 공개보다 훨씬 제한적이라 투기 세력에 노출될 위험성이 그만큼 작아진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으로 출범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기준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CPTPP 가입을 계기로 환율 개입내역을 공개한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기준점으로 삼아, 반기별로 6개월 시차를 두고 순매수 내역만 공표하는 안을 주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성, 외환스왑레이트 및 통화스왑금리 등을 어필해 우리나라가 금융시장 내에서는 신흥국 대접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환시 개입내역 공개 자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된 이후 우리정부는 이미 환시 개입을 자제하고 있으며, 대규모 경상흑자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규모 해외투자로 우리 환시 수급은 공급 우위가 상당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리스크 완화로 원화가 저평가 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을 덜어준다. 따라서 환시 개입내역 공개가 즉각적인 환율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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