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칫값' 못하는 대형아파트…가격 안오르고 팔리지도 않아
'덩칫값' 못하는 대형아파트…가격 안오르고 팔리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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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요 적어 거래량 '뚝'…중소형이 더 비싼 지역도 등장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형 평형 아파트가 거래시장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는 많은 수요 덕에 매맷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반면, 대형 평형은 환금성이 적어 제값을 다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지방뿐 아니라 주거 인기지역인 서울 강남권에서는 대형 아파트가 중형 시세에 역전당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등장했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40㎡미만)의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8.3% 올랐다. 이는 아파트 면적별 상승률 중 가장 큰 수치다.

중소형 아파트(전용 40~62.8㎡)가 같은 기간 6.4% 상승하며 뒤를 이었고, 중형(62.8~95.9㎡)과 중대형(95.9~135㎡)·대형(135㎡ 이상)은 매매값 상승률이 1.4~2.0% 수준에 그쳤다.

소형과 대형 아파트의 상승률 격차가 벌어지면서 최근엔 일부 중소형 아파트의 시세가 대형을 앞지르는 사례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서울 서초구 신원동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는 지난 1월 전용 114.9㎡(7층)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기간 전용 84.9㎡(1층)는 11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면적과 층수 모두 대형 평형이 중형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췄지만, 몸값은 중형이 9000만원이나 높았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의 전용 144.7㎡(8층)가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기에 거래된 전용 84.9㎡(16층)과 같은 가격이다. 쓸 수 있는 면적이 1.5배 차이나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값에 거래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방 지역도 마찬가지다. 부산 해운대 '힐스테이트 위브'의 전용 134㎡(2층)는 지난 1월 전용 80.9㎡(19층)와 같은 6억3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층수를 감안하더라도 두 평형의 매맷값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대형 평형 아파트는 최고의 투자 상품이자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렇지만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주택시장에서 다운사이징(소형화) 열풍이 불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또 집의 개념이 '평생 사는 곳'보다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사 갈 수 있는 곳'으로 변함에 따라 환금성이 주택거래에서 중요한 요건으로 자리잡으면서 수요가 많은 중소형 평형의 값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월별 거래규모별 부동산 거래 현황을 보면 85㎡이하의 거래건수가 4만114건으로, 올해 서울 지역 전체 거래량(4만9121건)의 81.6%를 차지했다. 86~198㎡초과 아파트의 거래량은 9007건에 그쳤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의 인기 하락은 수요층 감소에서 기인한다"며 "1~2인 가구 중심의 인구변화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환금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더구나 중형보다 2배 가량 더 높은 고정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관리비 부담도 대형아파트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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