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한독 '훼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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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스탈 플러스 (사진=한독)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독(옛 한독약품) '훼스탈'은 1957년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된 정제형 소화제다. 한독이 독일 훽스트(현 사노피)로부터 수입했으며, 이후 제조기술을 넘겨받아 1959년부터 국내에서 자체 생산됐다.

한독 측은 "훼스탈은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식탁과 함께했다"며 "당시 국내 제약업계는 열악했지만, 독일 제약사 기술로 만든 훼스탈은 큰 인기를 누렸다"고 회고했다.

한독은 훼스탈 덕에 외국 원수를 맞이하기도 했다. 1976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던 독일의 뤼브케(F.Lubke)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방문 길에 자국 기업인 훽스트 로고가 들어간 한독 간판을 보고 예정에 없던 공장 방문을 결정한 것이다.

외국 원수가 한국 기업을 방문한 첫 사례였다. 한국과 독일 신문은 당시 최고 선진국 대통령이 갓 경제성장 걸음마를 뗀 한국 기업체를 방문했다며 이를 크게 보도했다.

▲ 훼스탈 초기 TV 광고 (영상=한독)

훼스탈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공감대를 불러온 광고다. 1960년대엔 "훼스탈이 있으니 마음 놓고 잡수세요"란 문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1970년대 국내 이민 붐이 불었을 땐 이민 필수품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2000년대에는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시험문제를 잘 소화하라'는 의미로 훼스탈을 선물하는 유행이 생기기도 했다.

훼스탈은 서민에게만 사랑받은 게 아니다. 한독 측은 "1995년에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백두산 호랑이가 위궤양을 앓자 훼스탈을 빻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독은 만리장성 테마주로 인기를 끈 적도 있다. 1988년 중국 정부가 만리장성에 바람막이 설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삼립식품이 공사장에 호빵을 납품하고, 노동자들이 체할 경우에 대비해 훼스탈이 공급될 거란 소문이 돌았다. 

한독은 국민 식생활 변화에 맞춰 지속해서 훼스탈을 재단장해왔다. 1986년엔 소화력을 강화한 '훼스탈 포르테'를 선보이고, 2000년엔 가스제거 성분을 보강한 '훼스탈 플러스'를 출시했다. 훼스탈 플러스는 소화에 직접 작용하는 '판크레아틴'과 같은 소화효소가 들어있어, 음식물을 더 잘게 부순다.

2006년부턴 시각 장애우의 약품 오용 예방을 위해 제품 포장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2010년엔 훼스탈 포장의 제품 관련 정보를 픽토그램(Pictogram, 그림문자)으로 표기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외에도 낱알에 '훼스탈PLUS'를 표기해 쉽게 낱알 식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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