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낚시인구가 760만 명가량 된다고 한다. 통계를 위한 질문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남지만 어쨌든 낚시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 물가에 나가보면 느껴질 정도다.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다양한 낚시 종류 중 배를 타고 즐기는 배낚시는 대물 손맛을 보려는 전문가들에게도 인기지만 소소한 손맛을 보는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많이 즐긴다. 그중 주꾸미 낚시가 인기가 높다. 신경을 손끝에 최대한 집중하면 낚시를 처음 해보는 이들도 쉽게 몇 십 마리에서 몇 백 마리까지 잡을 수 있으니 봄가을 서해안 일부 항에는 주꾸미잡이 배들이 손님 받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정부에서 어종보호를 위해 5월 11일부터 8월 말까지를 주꾸미 금어기로 지정했다. 철만 되면 선단을 이뤄 나가는 낚싯배 때문에 주꾸미 어획량이 줄어들어 생계를 위협받는 어민들의 하소연을 정부가 들어준 것이다. 실제로 봄가을에 낚싯배에 탄 이들이 잡는 주꾸미 수는 상당하다. 실력이 좋은 이들은 하루 동안 400~500마리를 잡을 정도니 어민들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짚어볼 것이 있다. 정부가 어종 보호를 위해 주꾸미 금어기를 지정했는데 과연 어민들은 관련법규를 잘 지키고 있는지 정부가 정확히 확인했느냐가 궁금하다. 정부는 어민들이 알을 밴 주꾸미를 잡지는 않는지 그리고 어린 주꾸미까지 잡아 팔지는 않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잘 지키고 있다면 어민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어종 보호에 나서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어민들 스스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어획량 감소를 낚싯배 때문으로만 돌린다면 생계를 위해 낚싯배를 운영하는 이들도 결코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실제로 법을 어기는 어민들도 켤고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뻥치기다. 뻥치기는 전통적인 조업방법으로 돌을 던지거나 노로 수면을 내리쳐 파동을 일으켜 잠시 기절한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주로 감성돔을 잡는 데 많이 쓰인다.

그런데 조금만 먼 바다로 나가면 전동 노를 사용하거나 쇳덩어리를 줄에 묶어 계속해서 수면을 내리치는 불법조업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뻥치기 조업을 하는 이들은 잡아서는 안 되는 치어까지도 싹쓸이해서 일부 낚시인들과 어민들이 청와대에 뻥치기 근절 청원을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 밤중에 두 대의 어선이 촘촘한 그물로 바닥까지 훑으며 각종 어종을 모조리 쓸어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불법조업을 하는 이들도 분명 어민들이다. 먹고살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용서받기 힘들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해서도 안 되겠지만 생계라는 명목으로 스스럼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어민들도 결코 그냥 봐줘서는 안 된다.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진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보고, 즐기고 하는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깐 빌려 쓰고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