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年 1.50% 동결
'예상대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年 1.50% 동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회의실에 열린 금통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연 1.50% 유지 
올해 경제성장률·물가성장률 수정 여부 '촉각'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 이후 열린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1.50%로 동결됐다.

금리인상의 주요 고려요소인 물가상승률이 1%대 초반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 불안 등 그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동결이 예견됐던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날 이 총재가 발표할 경제전망 수치에 쏠린다. 일단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성장률(3.0%)과 물가상승률(1.7%) 전망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서울 세종대로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금리 결정은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5개월 연속 동결시킨 것이다. 지난해부터 금리 결정 횟수가 연 8회로 조정돼 다음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5월24일까지 기준금리는 연 1.50%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결과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전체 응답자의 89%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부담이지만 대외 무역전쟁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에 그쳤다. 이는 6분기 만에 최처치다. 올해 물가목표치(2%)는 커녕 상반기 목표치(1.5%)도 못미친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대로 하락한 이후 줄곧 1%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견조한 성장세를 물가상승률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2월 금통위에서 7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은 물가상승률이 올 하반기에도 목표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최근 환율 불안도 주요 고려 요소다. 지금 금리를 올리면 원화 강세가 더 강해질 수 있고, 원화 강세로 인해 전체 물가상승 압력은 더 낮아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구 결과를 보면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 내릴 경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3% 내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082원에서 지난주 1050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이 우리 외환당국에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환율보고서 발표도 임박하며 외환시장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도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해무드로 일촉즉발의 상황은 모면했다.

그러나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보호무역주의 강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여전하다.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수출 중심의 우리경제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는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변심'과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갈지자(之) 행보'가 맞물리며 관계가 더 틀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아울러 미국과 금리차 역전이 현실화 됐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외국인 자금 흐름을 고려할 때 심각한 자본유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전망에도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대부분의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를 반영해 전망치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은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되는 최근의 보호무역 움직임을 숫자로 반영시키기 어렵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이라는 보완수단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지난해 10월 전망치(2.9%) 대비 0.1%p 상향 조정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지난해 10월 전망치 1.8%보다 낮춰 잡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