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뭉칫돈 "상가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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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시 한 거리에서 상가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화성동탄 LH 단지 내 상가, 낙찰가율 최고 173%
3.3㎡당 평균 분양가, 올해 첫 3000만원대 돌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의 잇단 규제로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택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든 가운데, 갈 곳 잃은 뭉칫돈이 단지 내 상가로 향하고 있다.

규제망을 벗어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자유로운 데다 택지지구 내 아파트 단지 상가는 개발과정에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찰한 단지 내 상가는 123.4%의 낙찰가율을 보이면서 마무리됐다.

입찰이 실시된 △시흥배곧 B1블록 5개 점포 △시흥배곧 B5블록 4개 점포 △부천옥길 B1블록 3개 점포 △시흥목감 A2블록 2개 점포 △시흥목감 B3블록 4개 점포 △화성동탄2 A69블록 1개 점포 △을지로 장교빌딩 상가 3개 점포 등 총 22개 점포 상가 중 19개 점포가 주인을 찾았다.

이들 상가에 몰린 돈은 69억4924만원이다. 경기도 화성동탄 A69블록 102호는 예정가가 2억6300만원이었으나, 낙찰가는 1억9200만원 더 많은 4억5500만원을 기록하면서 이번에 공급된 상가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173%)을 찍었다.

부천옥길 B1 103호는 4억4111만원에 낙찰돼 140.2%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소액투자가 가능한 것은 물론, 정부가 지난해부터 아파트, 오피스텔 시장을 대상으로 1순위 청약조건 강화, 전매제한 강화, 대출 강화 등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비주거상품은 이런 규제들에서 한발 물러나, 투자자들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LH 단지 내 상가는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면서 "고가 낙찰으로 인한 계약 포기가 잇따르면서 낙찰가율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수요가 많아지면서 몸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가의 3.3㎡당 평균 분양가(1층 기준)는 지난달 기준 전국 3280만원으로 조사됐다. △2015년 3월 2935만원 △2016년 3월 2480만원 △2017년 3월 2692만원 등 지난 9년간 2000만원대를 유지하다 올해 첫 3000만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5년 새 41.72% 올랐다. 같은 기간 32.69% 상승한 전국의 상가 분양가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건설사들도 단지 내 상가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서 '부천 아이파크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한다. 지상 1~2층, 4개 동, 총 51실 규모의 이 상가는 주변 2000여 가구의 배후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같은 기간 대구광역시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A4블록에서 '유보라 아이비파크 2.0 단지 내 상가' 총 33실의 주인을 모집한다. 인근에 국가산단 중심상권이 자리해 있어, 유동인구가 기대된다는 평을 얻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중흥건설이 '민락2지구 중흥S-클래스 트와이스' 상가를 분양한다. 지상 1~2층에 1만3000여㎡, 총 151실 규모로 들어선다.

다만 상가 투자는 입지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비교적 위험 부담이 적고 규제의 손길이 닿지 않는 상가를 틈새상품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상가는 브랜드보다는 어디에 들어설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단기적인 투자를 지양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서 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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