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칼럼] 미중 갈등의 불똥 안 튈까?
[홍승희칼럼] 미중 갈등의 불똥 안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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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최근 미국 해병대의 전투기와 헬기가 이틀 새 3대나 추락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한대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추락한 미군 해병대 소속 AV-8B 해리어2 전투기인데 하필 추락지점이 중국 지부티 기지 근방이어서 중국 정부를 또 한 번 자극시킨 듯하다.

그 사건이 아니어도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이런저런 갈등이 꽤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중`일이 서로 자국 영토라며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 중국 입장에선 댜오위다오로 불리는 그 지역 근방으로 미국 해군들이 위력 시위하듯 휘젓고 다녀서 중국을 예민하게 만든 일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겉보기엔 얼핏 해빙무드인가 싶으면서도 미국이나 중국 모두 심상찮은 날을 세우며 편 가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당사자인 남북한 모두 각각의 우방을 향해 웃음을 보내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긴장하게 만든다.

군사적 긴장만 있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의 말로는 무역전쟁이 아니라고 한다. 사업가 트럼프의 생각으로는 그저 거래관계에서의 우위를 지키고 싶은 거친 딜 정도로 여긴다는 얘기인데 받는 쪽이 그걸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으니까.

미국은 무역전쟁이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 세계는 미`중 간의 사실상 무역전쟁에 역시 긴장한 채 지켜보고 있다.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1, 2위 국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는 한국 입장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서도 미국은 왕따를 주도하는 덩치 큰 아이처럼 ‘여기 여기 모여라’라고 외치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오죽하면 김정은 집권 이후 계속 소원한 관계를 이어나가던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그토록 김정은을 극진히 대접했을까. 지금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듯 보인다. 단순한 피해의식이라고만 볼 수도 없지만.

그런데 우린 미국이 세운 손가락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중국은 미국을 앞질러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게다가 한반도의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이웃 나라다.

과거 황해로 불렸던 서해는 지구상에서 결코 큰 바다가 아니다. 인천에서 천진까지 여객선으로도 몇 시간이면 가는 거리다. 중국 어선들이 툭하면 우리 해역까지 몰려와 불법조업을 할 정도로 가깝다.

인천에서 그 거리 건너편 산둥반도에는 중국의 해군 전력 중 30% 이상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국민의 절반이 몰려있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지금 북한이든 중국이든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공격할 수 있을만한 사정거리 안에 위치해 있다. 수도 서울은 몰려있는 인구수보다 더 많은 국부(國富)가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한반도 남북을 나눠 잡고 가랑이 찟기에 나서는 날이면 우리에게는 상상하기도 끔찍한 미래만 남을 뿐이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장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것만으로도 가뜩이나 힘든 수출환경에 어떤 타격이 올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은 이런 식의 힘겨루기를 상당기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은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어떻게든 견제할 수밖에 없을 테고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쇠퇴하고 그 이후의 패권국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으니 미국의 견제를 단순히 피해가기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쉬이 피하기도 어려울 테고.

우리로서는 그들의 힘겨루기 마당으로 한반도가 선택되지 않도록 외교적 역량,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 사이의 무역, 환율 등 갖가지 경제공방이 갈수록 심해질 수 있음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패싸움이 벌어지면 우두머리들은 맨 나중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그 우두머리에 가까이 붙어 있을수록 상대의 경계심은 더 커질 테고 그만큼 최종적 피해도 클 것이다. 우린 지금 어느 자리에 서 있는 것일까.

저들 사이에서 불똥이 튀면 우리가 선 자리는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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