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용 상명대 경영경제대학장·경영대학원장

국내 신용카드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가맹점 수수료율 논의가 또다시 가열되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2018년 중소 서민 금융 부문 감독업무 설명회’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의 합리적 조정 등을 통해 영세 및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 3(가맹점 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등)의 제3항에는 영세 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결정한다고 되어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카드사들의 가격지표가 결정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가격결정행태는 지난 2016년 시행된 금융규제 운영 규정(금융감독당국은 금리 및 수수료 등 금융회사의 가격결정에 행정지도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에도 정면 배치되는 상황이다. 비록 영세한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배려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정부가 시장의 가격결정자(price-maker)가 되어야 하는가?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선진국의 신용카드시장과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우선, 카드사가 개인카드 회원과 가맹점 회원을 동시에 관리하는 양면시장, 즉, 3당사자 카드시장 구조이다. 가격(개인회원의 연회비 또는 가맹회원의 가맹점 수수료)변화에 대한 회원 수요의 변화에서 개인카드회원이 가맹점 회원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소득세법상 2400만원 이상인 소비자 상대업종 사업자의 경우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을 규정하고 있어, 가맹점 수수료율이 올라간다고 해도 가맹점 가입 수요가 크게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기업 계열의 신용카드사와 수수료율 협상과정에서 열위한 영세 가맹점을 정부가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결정한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논리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정부가 결정하는 우대수수료율에 시장참여자(카드사, 영세 및 중소가맹점)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이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자주 인하된다는 주장이고, 영세 가맹점들도 인하의 폭에 만족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가격이 공정한 경쟁에 의해 시장에서 결정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 비효율성 개선노력과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즉,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조치와 함께 영세 가맹점에게 최혜의 수수료율이 적용될 수 있도록 시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신용카드 시장의 비경쟁적 요인들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표매입시장의 형성을 위해 은행, 보험, 금융투자회사들의 신용카드 전표 매입업무를 부수업무로서 허용하고, 시장진출을 유도해야 한다. 해당 시장의 경쟁이 높아질수록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금융부가통신망사업자(VAN) 시장의 과점 현상을 해소하는 정책으로 가격규제보다는 불공정 거래를 제재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EU의 유럽연합운영조약(TFEU: Treaty on the Functioning of the European Union) 제102조항에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되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법규로 명문화되어 있다. 과점현상의 해소를 통해 높은 수준의 카드결제비용을 낮출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이상과 같이 시장경쟁체제 구축이 이루어진 후, 영세 가맹점들이 우대수수료율에 준하는 최대 혜택을 부여받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용카드사별로 가맹점들과 약정한 수수료율중 가장 낮은 것을 영세가맹점에게 적용하는 시장 가이드라인이 그것이다. 대형가맹점의 우월한 협상력을 이용하여, 가격협상력에서 열위한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함께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약정 가맹점 수수료율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대수수료율도 달라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시장참여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결정 메커니즘은 공정경쟁 조성 및 정부의 합리적 가이드라인 설정을 토대로 마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