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HMR보다 CMR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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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는 간편대용식(CMR)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식품기업 펩시코의 오트밀 전문 브랜드 '퀘이커'를 들여왔다. (사진 = 롯데제과)

동원F&B·오리온·롯데제과·농심 출사표…히트 브랜드 육성 목표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식품업계에 간편대용식(CMR·Convenient Meal Replacement) 바람이 불고 있다. 간편대용식은 지난해 업계를 강타한 간편가정식(HMR·Home Meal Replacement)을 넘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간편식으로 각광받는다. 주요 식품대기업들은 앞 다퉈 CMR 연구·개발(R&D)에 힘을 기울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30일 식품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동원에프앤비(F&B)는 간편식 스타트업 인테이크와 협업을 거쳐 국내 최초의 액상형 간편대용식 '밀스 드링크'를 선보였다. 밀스 드링크는 부드러운 우유에 고농축 영양 분말을 녹여낸 것으로,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이 들어있다. 밀스 드링크 한 잔으로 한 끼 영양소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동원F&B는 빠르게 포화상태로 진입하고 있는 HMR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CMR 진출을 검토해왔다. CMR은 전통적인 식사의 개념을 완전히 벗어난 미래형 식사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인들의 생활방식이 갈수록 바쁘게 변해가면서, 식사에 긴 시간을 들이기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CMR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지목된다.

동원F&B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기업들도 CMR 시장 선점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오리온은 3년 전부터 농협경제지주와 합작사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CMR 제품 생산을 위해 경남 밀양에 3만6000㎡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 지난해 12월 21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도 본사 사옥에서 열린 농심-아지노모도 합작회사 계약 체결식에서 박준 농심 대표이사(왼쪽)와 니시이 다카아키 아지노모도 사장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 농심)

오리온에 따르면, 밀양 공장에선 국산 쌀을 비롯해 곡물, 채소, 과일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CMR 제품을 생산한다. 오리온 CMR 브랜드의 첫 번째 제품은 현대인들의 일일 영양섭취 권장량에 맞춘 그래놀라다. 오리온 관계자는 "옥수수가루로 반죽해 만드는 일반 시리얼과 달리, 양질의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 차별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리온은 1인가구와 바쁜 직장인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향후 CMR 브랜드를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경재 오리온 대표이사는 "올해 간편대용식과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의 성공을 위한 발판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제과는 오트밀 브랜드 퀘이커를 운영하는 미국 식품기업 펩시코와 손잡고 핫시리얼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도 CMR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오트밀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오트밀은 차가운 우유에 말아먹는 콜드시리얼과 달리 먹었을 때 속이 훨씬 든든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간편한 식사대용식으로써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퀘이커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된다. 글로벌 퀘이커 브랜드에서 콜드 시리얼, 비스킷 등의 제품도 생산되고 있는 만큼, 향후 오트밀 이외에 CMR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농심은 즉석수프로 CMR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해 12월 농심은 2006년부터 일본에서 수입·판매한 '보노(VONO)스프'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일본 아지노모도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농심과 아지노모도가 49대51 비율로 출자해 경기 평택시 농심 포승공장 부지에 수프 공장을 세운다.

농심은 서양 식습관에 익숙한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즉석수프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성장할 걸로 기대한다. 국내 즉석수프 시장은 2014년 137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 수준으로 확대돼,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보였다.

농심은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즉석수프 시장이 7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보노스프의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합작회사를 설립함에 따라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 만큼,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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