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내정자 김기식은 누구…강한 개혁성향, 전문성은 우려
금감원장 내정자 김기식은 누구…강한 개혁성향, 전문성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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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사진=연합뉴스)

금융권, '정무위 저승사자' 등장에 긴장…금융 안정·혁신 조화 과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서지연 남궁영진 기자] 채용비리 의혹으로 중도 사임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이 내정됐다. 국회의원 출신 금감원장은 첫 사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금융위 임시 회의를 열고 신임 금감원장에 김기식 소장을 내정하기로 의결하고 금감원장 임명 제청안을 청와대에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소장에 대한 임명 제청안이 들어오는대로 임명 절차에 들어간다. 

김기식 내정자는 1966년 서울 출신이다. 경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김 내정자는 참여연대 정책실장, 참여연대 사무처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을 지내며 시민 운동가 생활을 해왔다. 

이후 시민운동의 경력을 살리고자 '책임감'이라는 명분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 입성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민주당 정책위원회 원내 부의장,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제2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 부터는 더미래연구소장을 지내고 있다.

19대 국회의원 전후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 특별보좌관도 맡았다. 또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캠프의 정책특보를 지냈다.

20대 국회 입성에는 서울 강북갑 지역구에서 천준호 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과 경선을 벌인 결과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실패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김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 및 개혁적 경제정책 개발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금융위 설명과 달리 김 내정자에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 간사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하는 가 하면, 한편에서는 그때 뿐이라며 현장 경험이 없고 탁상 행정도 우려한다. 또한 재벌 공격수이자 반기업 정서로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금융산업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소관하는 정무위원회 회원으로 활동을 해왔지만, 금융 실무 경험이 없고 전공과 주된 경력 또한 전혀 상이해 전문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벌써부터 '금융위원회 패싱' 마저 언급되며 금융위와의 소통도 우려되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 출신들이 청와대(장하성 정책실장), 공정위(김상조 위원장) 등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참여연대 창립멤버로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김기식 전 의원의 내정 소식에 피감독 대상인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김 내정자는 참여연대에서 상당 기간 재직하며 개혁적 경제 정책 개발에 참여한 인물이고, '정무위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강성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의원 시절,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은 규제가 더욱 심해질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규제강화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이나 소비자 보호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특히 긴장섞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임자인 최흥식 전 원장이 특정 은행과 갈등 관계로 사임하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최 전 원장보다 '강성'인 김 내정자가 금감원 수장을 맡게 되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는 한마디로 '큰일 났다'는 분위기다"며 "아무래도 전임자가 안 좋게 나간 만큼 채용비리나 지배구조 등에 칼을 더 세게 휘두를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권은 특히 삼성 금융계열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10여년 전부터 삼성의 차명계좌 문제를 지적해 왔고 정무위 위원 시절인 2015년에도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비판했다.

김기식 내정자를 보내 삼성을 제대로 손 보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카드업계도 김 내정자가 의원 시절 최고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전력을 들어 긴장하고 있다.

금융혁신 가속화 등 당국의 역할 재편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내정자가 정무위원회 역임 등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는 만큼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확대,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김 내정자에 대해 "금융에 대한 경륜과 식견 등이 그간 많은 활동을 통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김기식 내정자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로에 놓인 금융권에 제대로 된 방향성과 금융혁신을 잘 유도할 지, 또한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나갈 지 주목된다.

다음은 김기식 금감원장 내정자 프로필
 
◆학력 

1984 경성고 
1998 서울대 인류학과 

◆경력 

1999~2007 참여연대 정책실장 
2002~2007 참여연대 사무처장 
2007~2011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2012~2016 제19대 국회의원  
2012~2007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2013~2007 민주당 정책위원회 원내 부의장
2014~2007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
2015~2007 새정치민주연합 제2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2016~2007 現 더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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