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주사 대신 지분 매입·매각 통해 지배구조 개편
현대차그룹, 지주사 대신 지분 매입·매각 통해 지배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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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현대자동차그룹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추진
지분거래 마무리 시 순환출자 고리 소멸

[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다만 지주사 설립을 통한 방법이 아닌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방법을 택했다.

현대차그룹은 28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쳐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 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도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0.7%, 5.7%씩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기아자동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

정부는 그동안 순환출자를 통한 기업집단의 계열사 지원, 동반 부실화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해소를 요구해 왔다.

지분거래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현대모비스, 완성차, 개별 사업군 등으로 한층 단순화된다.

대주주가 현대모비스를 책임경영하고 현대모비스가 미래 기술 리딩 기업으로서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서비스 및 물류·AS부품 부문 △파워트레인 부문 △소재 부문 △금융 부문 등의 개별 사업 군을 관리하는 체계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번 출자구조 재편은 기업 경쟁력과 주주권익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특히 대주주가 지분거래 과정에서 적법한 재편비용을 부담하며 사회적 책임에 적극 부응하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10년, 20년, 그 이상 지속 가능한 사업 경쟁력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고민해 왔다"면서 "경영 투명성 제고와 함께 주주 중심의 경영 문화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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