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韓 주식·환율·채권 시장 '평온'
한·미 금리역전…韓 주식·환율·채권 시장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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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10년 7개월 만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됐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는 나타나지 않았다. 통화정책 결과가 예상과 부합한 데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1.50%에서 1.50~1.75%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게 됐다. 한미 금리 역전은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역전 현실화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담을 충분히 반영한 듯 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05p(0.44%) 오른 2496.02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9.87p(0.40%) 상승한 2494.84에서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한 달 만 만에 장중 25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이후 상승폭을 크케 반납하며 2480선 중반으로 밀렸지만 막판 2490선 안착에 성공했다.

나흘 만에 '사자' 전환한 외국인이 2123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사흘째 매수 기조를 지속한 기관도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827억 원어치 사들이며 오름세를 떠받쳤다. 개인은 294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을 먼저 이끌어가는게 아니라 후행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이번 FOMC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증시 발목을 잡았던 FOMC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4월부터 실적 시즌으로 넘어가면서 상승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시장도 별 탈 없이 하루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4원 오른 1072.7원에 마감했다. FOMC 결과를 확인하고 안도한 시장은 전날 회복한 1070원대 레벨을 이날까지 지지했다.

전일과 비교해 7.3원 급락한 1065원에 출발한 환시는 장 초반 외국인들의 강력한 원·달러 숏(단기 매도)으로 하락 압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오후 1시40분께 숏 포지션 물량들이 대부분 되돌려지면서 낙폭을 반납했고, 이후 큰 등락없는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시 상·하방이 다 막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장'이라고 평가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FOMC 결과에 보호무역 이슈까지 겹치며 약(弱)달러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이에 개장 전 1060원 중반대 박스권을 전망했으나 생각보다 숏 커버 물량이 강하게 만회되면서 낙폭이 대부분 회복됐다"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장 내내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강세(채권금리 하락)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3.5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내린 2.256%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2.9bp, 0.9bp, 1.4bp 떨어진 2.694%, 2.647%, 2.639를 기록했다. 

3년 국채선물(KTB)은 전일 대비 12틱 오른 107.53에, 10년 국채선물은 30틱 오른 119.78을 나타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로, 틱의 상승은 그만큼 선물가격의 강세를 의미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일부 자본유출 가능성은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최근 외국인의 자본 유출입은 금리 차 외에도 다른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지만 우리나라의 양호한 기초경제여건과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국의 경기, 물가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 기대가 변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실물경제 여건, 금융시장 동향,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필요시 시장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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