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차산업혁명] 생보업계, 핀테크 활성화로 '新성장동력' 찾는다
[기획/4차산업혁명] 생보업계, 핀테크 활성화로 '新성장동력' 찾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차산업혁명 대응 위해 노력…당국 "규제 개선 추진"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4차 산업협명은 보험업계에 위기이자 기회이다. 생명보험업계가 금융권의 주요 화두인 4차산업혁명 대응 준비에 분주하다. 보험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중요 이슈이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곳이 보험권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3개 직종 재직자 1006명 대상 설문조사한 결과,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가장 높은 직종은 금융·보험직종이었다. 이 직종 종사자의 81.8%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단순 기계적인 업무가 자동화기기와 로봇 등에 의해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위협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은 보험업계에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등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상화폐(암호화폐)에 쓰이는 블록체인 기술은 위변조 없이 보험금 청구에서 수령까지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기존 IT 기술의 도입에 머무르는 측면도 있지만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파괴적 혁신’이 기대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4차 산업혁명과 보험상품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보험상품 개발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보험가입자 세분화 및 가입대상 확대, 신기술 활용, 헬스케어 관련 보험상품 개발 위주로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간편심사보험이 출시돼 과거 보험가입이 힘들었던 유병자들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또 계약자의 개별 위험상태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건강정보를 보다 세분화하는 우량체보험이 개발됐다.

더불어 빅데이터 분석과 신기술 활용을 통해 운전습관연계보험(UBI보험),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상품도 개발됐다. 최근에는 개인 생활습관에 따라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을 출시하고, 전문의료진 건강상담 서비스 등 보험사 자체적으로 헬스케어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같은 보험상품 개발의 주요 변화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달로 4차 산업혁명과 같이 계약자 특성에 맞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별 상품개발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보험상품에 부가되는 서비스로 시장경쟁을 펼친다는 것.

궁극적으로는 보험사가 실시간으로 계약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봤다.

이어 "더불어 계약자 중심의 상품 개발로 모든 보험상품은 계약자별로 다를 것"이라며 계약 협상에서 열위에 있는 개별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패러다임 변화도 내다봤다.

4차산업혁명은 이와 같이 저성장·고금리 등의 환경 변화 대응과 함께 보험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주요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 산업에서 4차산업혁명 적용 사례는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사업 추진 △건강관리 연계 헬스케어 상품 출시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의 모집채널, 유지·관리 체계 서비스 접목 등이 있다.

그러나 각종 규제로 인해 해외 핀테크 선도국에 비해선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이를 위해 생명보험협회는 업계의 4차산업혁명의 진전을 위해 지원을 약속했다.

신용길 신임 생명보험협회장은 취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이 생보산업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를 가로막는 금융규제나 인프라 등에 대해 논의하고 필요 시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정책·감독당국과 적극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협회는 블록체인 기반 생보업권 본인인증 사업 추진을 통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며, 블록체인 플랫폼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을 생보업권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당국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핀테크지원센터 현장간담회에서 "생체인증, AI 등 핀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자산관리 보험서비스 등의 고도화에 필요한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아직 4차산업혁명 미치지 못하는 단계지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생명은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영업 시스템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해해 태블릿을 통한 계약 체결률은 62.2%다. 전년 동기 46.4%에서 15.8%포인트(p) 늘었다. 삼성생명은 △고객 등록 간소화 △전자서명 개편 △모바일 약관 도입 등 태블릿PC 영업 시스템을 통해 계약 체결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화생명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영업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처음으로 전통적 신용평가모형과 빅데이터 신용평가모형을 결합해 신용등급을 세분화한 중금리 대출 상품 '한화 스마트 신용대출'을 출시, 판매 중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조건의 고객들에게 보험가입, 질병발생빈도, 노후준비 등의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활동관리프로그램 '피플 라이크 유(People Like You)'도 영업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상담고객의 성별이나 나이 등 기초정보 뿐 아니라 거주지·결혼여부·자녀유무 등에 대해 정보를 입력하면, 비슷한 고객군의 보험가입현황을 통계자료로 제공한다.

교보생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보험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블록체인과 IoT 간편인증 기술을 활용해 보험계약자에게 실손보험금 등 소액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NH농협생명은 핀테크 기술을 보험 업무와 결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NH스마트고지서앱을 통해 우편 또는 이메일로 발송되는 보험 관련 안내장을 모바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에서는 모바일 안내장 서비스가 개시됨에 따라 고객은 본인 확인이 완료된 핸드폰으로 보험 안내장을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4차 산업혁명 혁신에 맞춰 노후 준비를 위한 통합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 '연금나무'를 운영하고 있다. 앱을 설치한 고객은 지금까지 모은 자산으로 노후에 얼마씩 받을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자사 설계사들의 모바일 교육 지원 플랫폼인 'M-스쿨'을 오픈해 현장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이 보험사에 방문해 청구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병원비 수납내역과 보험계약 정보만으로 보험금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ING생명은 전용 건강관리 앱(닐리리만보)을 활용해 일정 기간 꾸준히 1만보 걷기를 달성하면 '만보 달성 축하금'을 주는 보험상품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