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총재' 우려에 이주열 "책임있는 분 발언도 신중해야"
'말 잘 듣는 총재' 우려에 이주열 "책임있는 분 발언도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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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연임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구심 안 가도록 신경 쓰겠다"…한은 '독립성' 강조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말 잘 듣는 총재' 우려에 대해 "책임있는 분의 발언도 정말 신중하실 필요가 있다"고 맞 받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척하면 척'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정부가 말 잘 듣는 총재를 선임하기 위해 연임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중앙은행의 자율성, 독립성을 지켜야 하지만 일부에서 협조해야 가능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 취임 초기인 지난 2014년 초, 최 전 부총리는 호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 도중 호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최 전 부총리의 발언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맞춰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됐고 이후 얼마안가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서 독립성을 의심받았다. 

과거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저금리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난 정부에 끌려갔다는 평가를 전제로 하는데 저희는 다른 의견이 있다"며 "'척하면 척' 발언은 사실상 통화정책과 무관한데 그러한 표현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은 정부 정책과 관계없이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연이은 회동, 캐나다·스위스 통화스와프 체결 등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찰떡공조'를 펴고 있다는 평가도 이 총재를 잠시 곤란하게 했다. 이현재 자유한국장 의원이 전 정부 때는 경제부총리와 모두 6번 만났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지난 9개월간 5번 만났다"며 "이렇게 해서 한은의 자율성을 지킬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그런 의구심이 안 가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연임 배경이 대해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임의 배경도 통화정책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란 듯으로 알고 충실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느 정권에서나 압력이 올 수 있고 이를 거부해야할 상황이 오기 때문에 한은의 독립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힘 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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