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춘추전국시대…국산 3사 '고군분투'
맥주시장 춘추전국시대…국산 3사 '고군분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오비맥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적인 요리 연구가 고든 램지를 맥주 '카스'의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사진 = 오비맥주)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 마케팅 투자 늘려 마지노선 방어작전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맥주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시장을 쥐락펴락해온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는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6309만달러(약 2814억원)로, 1억8155만달러(1942억원)였던 전년에 견줘 45%가량 늘었다. 수제맥주 시장도 성장세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연평균 40% 이상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2% 수준에서 수년 안에 5%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1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해 미국산 맥주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고,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도 맥주를 관세 없이 들여올 수 있다.

수제맥주는 판로가 넓어진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내달부터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 소매 유통채널에서도 수제맥주를 팔 수 있다. 소규모 맥주 양조장의 연간 생산 허용량이 늘고 세제 혜택도 확대된다.

▲ 하이트진로는 이달 초 홍콩에 하이트진로 브랜드 전문 매장인 '하이트진로펍'을 오픈하고 현지 맥주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사진 = 하이트진로)

국산 맥주 3사는 수년간 정체 국면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다. 통계청에 의하면, 국내 맥주 출하량은 2010년부터 180만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2007년부터 10년간 국내 맥주의 연평균 성장률이 0.5%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자 국산 맥주 3사는 마케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카스' 브랜드 파워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오비맥주는 카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는다. 지난해부터 오비맥주는 세계적인 요리 연구가 고든 램지를 카스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유흥업소 매출은 큰 문제가 없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점유율이 높아져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며 "카스 캔 제품에 프레시 탭을 적용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도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박서준과 이서진을 '맥스'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시장에도 공을 들인다. 최근 홍콩에 브랜드 전문매장인 '하이트진로펍'을 열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 5년간 홍콩 맥주 시장을 개척해왔다"면서 "펍 운영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지난 7일 롯데주류는 '피츠 수퍼클리어'의 새로운 광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광고는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맥주를 주문하는 소비자들에게 배우 조정석이 나타나 맥주 브랜드를 선택하도록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롯데주류)

롯데주류는 지난해 출시한 '피츠 수퍼클리어'를 띄우기 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배우 조정석을 앞세워 새 광고를 선보인 데 이어, 20일 서울 잠실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에서 당일 생산한 피츠 생맥주를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맥주 '클라우드'를 홍보하기 위한 웹드라마도 선보였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맥주 생산량이 타사 제품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적은 편"이라면서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통해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파르게 상승하는 마케팅 비용에 견줘 매출 신장률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산 맥주 3사의 고군분투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3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증가로 주류제조기업들의 수익성이 저하된 모습"이라며, "수입맥주의 시장 잠식이 확대돼 시장 방어 또는 점유율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