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 재개발 주민들 이주비 걱정에 한숨
'대출규제 강화' 재개발 주민들 이주비 걱정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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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증산2주택재개발 주택가.(사진=네이버지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재개발 지역인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줄곧 밤잠을 설치고 있다. 

8.2대책에 따라 재개발 구역의 조합원들도 1주택자로 인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60%(기본 이주비 30%·추가 이주비 30%)에서 40%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주비 대출은 정비사업구역의 철거가 시작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로 실거래가 기준이 아니라 종전평가 자산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A씨가 보유한 주택의 실거래가는 4억원대로 기존에는 종전평가 자산금액의 약 60% 수준인 2억4000만원 정도의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대책 이후에는 1억6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A씨는 "이 돈으로는 재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머무를 주택을 구하기도 어렵다"라며 "1가구 1주택으로 십수 년 이 지역에서 살아온 내가 왜 투기꾼으로 몰려 재 입주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부동산 금융과 관련해 내놓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규제를 쏟아냈다. 

8.2대책을 통해 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을 40%로 묶은데 이어 올해 1월부터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막는 신(新)DTI를 시행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까지 모두 산정하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오는 26일부터 시범 운영된다. 4월부터는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도 시행된다.

이처럼 정부의 전방위적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당장 이주 계획을 짜던 재개발 사업장의 조합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서울 집값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있지만 대출 한도가 줄어든 만큼 주거지 마련이 어려워진 탓이다. 

다주택자은 투기지역 내 대출이 가구당 한 건으로 제한되면서 세입자 전세보증금 상환 등 자금상환의 길은 사실상 막혔다. 돈을 마련하려면 소유 주택을 처분해야 하지만 8.2대책 후속조치로 지난달 24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재개발 단지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시기부터 소유권이전등기 때까지 조합원 지위(입주권) 양도가 금지되며 매매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몇 달 안에 짐을 싸야 하는 조합원들의 경우 자금 계획과 대체 주거지 마련 계획이 틀어져 난감해 하고 있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재건축 조합원들은 정부가 이주비 대출까지 LTV 강화를 적용한 것은 지나친 생존권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은평구 재건축 한 조합원은 "실수요자인 재개발 조합의 원주민의 입주율을 높여줘야 할 국가정책이 말도 안 되는 잣대로 조합원을 투기자로 분류하면서 중도금 집단대출을 규제해 오히려 재 입주을 못하도록 내몰고 있다"라며 "정부의 대출 규제는 자금여력이 열악한 조합원들에게는 결국 그 지역을 떠나라는 얘기와 같다"고 하소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실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명과 구제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것보다 집값 급등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공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정책의 진행 중 오류에 대한 청취의 노력과 선의의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시로 정책을 보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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