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일제히 요금 개편…'보편요금제' 방어?
이통3사, 일제히 요금 개편…'보편요금제'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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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무약정 고객에 추가 데이터 제공 등…실효성엔 의문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요금제 개편에 나서며 이동통신 3사 요금 경쟁이 새롭게 시작됐다.

이통사들은 무약정 가입자의 혜택을 늘리고, 고가요금제의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등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고 강조하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통신비 인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통사의 요금제 개편은 무약정 고객 혜택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KT는 음성통화·문자 무제한에 데이터를 묶어 제공하는 '데이터패키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3.3배 늘리고 약정을 없앤 'LTE 데이터 선택 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저가 요금제일수록 테이터 제공량을 늘린 점이 특징이다.

월 3만2000원대(32.8) 요금제에서는 기존보다 3.3배 많은 월 1GB를 제공하고, 3만8000원대 요금제(38.3)는 2.5배 늘어난 2.5GB를 제공한다. 4만원대 이상 요금제에서는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로 늘렸다. 음성과 문자는 모두 무제한이다.

특히 KT의 3만2000원대 무약정 요금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편요금제의 경우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이상, 음성 통화 200분 이상을 제공하는 안이 논의 중이다.

이에 요금은 보편요금제보다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동일하고 음성과 문제가 무제한이라는 점에서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1월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두 배 더 주는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월 3만2000원대 요금제에서 700MB를 제공한다.

SK텔레콤도 이달 초 무약정 요금제 대신 무약정 고객에게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하는 '무약정 플랜'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통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통사들은 요금 연쇄 인하를 불러오는 보편요금제 도입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가 시장에서 나온다면 법제화를 재고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식의 자율적인 요금제 개편은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는 방어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실질적인 요금 인하 대신 고가요금제 혜택을 늘리거나 약정제도와 할인반환금 제도만 손보면서 생색을 내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먼저 무약정 프로그램의 경우 전체 고객의 10%가 채 안 돼 효과가 제한적이며, 약정이 없는 만큼 25% 요금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또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제한 없는 8만8000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지만 고가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치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기존 요금제를 손대지 않은 SK텔레콤도 조만간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방침이지만 실질적인 인하 효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 혜택을 늘려도 일선 대리점에서는 고가요금제를 유도할 가능성이 커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며 "이통사가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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