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내려라"…정부 압박에 건설사 '골머리'
"분양가 내려라"…정부 압박에 건설사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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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 현장. (사진=현대건설)

3월 성수기 앞두고 발만 동동…조합원 반발도 난관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분양시장이 봄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아직 마수걸이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양을 서두르려는 계획이지만, 정부가 규제를 통해 분양가 산정에 압박을 가하면서 건설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중 아직 마수걸이 분양을 시작하지 않은 건설사는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SK건설이다.

통상적으로 3월은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분양 성수기'로 불리지만, 지난달 설 연휴와 평창동계올림픽 이슈가 겹치면서 적지 않은 단지의 분양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은 올해 첫 번째로 선보일 단지를 고심 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달 말까지 서울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양천구 신정2-1구역 재개발 중 하나를 선보일 계획으로, 사업진행 속도를 봤을 때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이 삼성물산의 마수걸이 단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하남 포웰시티'와 '분당 더샵 파크리버' 분양일정을 조율 중이다. SK건설은 오는 16일 경기도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과천 위버필드'의 견본주택을 열고 올해 분양 포문을 열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오는 6월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인 4월까지 상반기 분양물량을 내놓기 위해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분양홍보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수요자의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분양가 억제 정책이 이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주요 입지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분양가 산정에 애를 먹고 있는 눈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수적인 보증심사를 이어가면서 건설사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오는 16일 분양에 돌입하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당초 평균 분양가를 3.3㎡당 4243만원으로 잠정 확정했다가 지난해 개포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됐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분양가와 동일한 3.3㎡당 4160만원으로 낮췄다.

SK건설이 선보일 '과천 위버필드' 역시 지난 1월 인근에서 공급된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분양가와 같은 수준인 3.3㎡당 2955만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지역이더라도 기존에 공급됐던 단지보다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당장 근심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서울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양천구 신정2-1구역 재개발,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재건축 단지다. 로또 청약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준에도 맞고, 조합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분양가를 내놓아야 해서다.

이 탓에 분양가 산정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시세보다 분양가를 낮추게 될 경우 조합원들의 반발이 있을 공산이 크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분양가 산정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압박에 분양가를 억지로 낮출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이 경우 로또청약이라는 역효과가 나는 데다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게 되면서 이들과의 조율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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