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브랜드 경쟁, '2 라운드'
은행권 브랜드 경쟁, '2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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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농협 CI 변경 '이미지 쇄신'
국제적 평가 수준 '여전히 미흡'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자사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히기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올 초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전문 은행'에서 '글로벌 리딩뱅크'로의 이미지쇄신을 목적으로 CI(Corporate Indentity)를 변경한 데 이어 최근 농협은 '대한민국 No.1 유통금융 리더'를 비전으로 새로운 CI를 선보였다. 지난 2002년 국민 우리 신한은행이 CI를 변경한 이후 은행권의 브랜드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한 양상이다.

각 은행의 이같은 브랜드 경영은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을 앞두고 과거 은행 중심의 브랜드 경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브랜드 경영에 가장 활발한 신한은행의 경우 각종 언론매체와 광고를 통해 '신한'이라는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에게 초점을 뒀던 기존 이미지 광고에서 벗어서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도약'을 광고 컨셉으로 전환했다. 하나금융 역시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를 수 있는 복합금융서비스의 강점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업은행에 이어 농협이 CI를 전면 교체하면서 기존 특정부문에 편중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이같이 브랜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브랜드가 가지는 무형자산으로서의 막대한 가치 때문이다. 기업들의 일체화된 브랜드는 고객들의 기업 충성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향후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위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브랜드는 기업 경영의 비전 제시는 물론 내부결속력 강화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 브랜드는 국제적 재무정보의 투명성 및 비교가능성이 확보될수 있도록 제정한 국제회계기준(IFRS)을 통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국제브랜드 가치 평가기관인 브랜드파이낸스에 따르면 세계 유명 브랜드 250개의 총 가치는 올해 1월 기준으로 2조1,79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금융권의 브랜드는 상위 250개 중 30개의 금융기관이 포함돼 그 가치만 3,2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권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크게 상승한 산업으로 조사돼 전세계적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각 금융기관의 브랜드 가치는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 주는 척도로 해석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브랜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브랜드 가치가 그 나라의 금융규제 및 글로벌 경쟁력에 의해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05년 기준 글로벌 100대 은행 중 62위에 머물렀으며, 신한은행 68위 우리은행이 78위에 각각 랭크됐다.
이는 러시아의 스베르방크(Sberbank 59위), 인도의 스테이트뱅크인디아(Statebank of India 61위)보다 낮은 순위이다.

이같은 저평가된 브랜드 가치는 하나같이 글로벌뱅크로의 도약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의 보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의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브랜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금융 규제부터 선진국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 또한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윤리경영 도입 및 관련 금융상품의 출시를 통해 고객 및 주변 공동체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각 은행의 특성에 적합한 CSR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은행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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