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유력 정치인 기반 타깃 등 대규모 보복관세 검토
EU, 美 유력 정치인 기반 타깃 등 대규모 보복관세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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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리바이스 겨냥…EU 집행위원장 "멍청히 앉아 지켜보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유럽과 중국, 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들이 곧바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검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2일 AFP·블룸버그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철강과 농산물은 물론 미 유력 정치인의 기반 지역 브랜드인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 위스키 생산업체 버번,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 등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는 이들 업체를 타깃 삼아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이어 "우리 산업이 유럽 내 수천개의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부당한 조처로 공격을 받는 것을 멍청하게 앉아서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무역 대표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수입액 약 35억달러(한화 약 3조7천905억원) 상당에 25%의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U의 보복 전략 이면에는 미국 유력 의원들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정도를 최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미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생산된다. 버번 위스키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의 지역구인 켄터키의 대표 상품이다. 리바이스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한 EU는 오렌지와 크랜베리, 쌀과 같은 미국산 농산품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오렌지의 주 생산지인 플로리다주는 대표적인 정치적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다.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을 겨냥했다. 중국은 미국의 '폭탄 관세' 발표 전 이미 대두(콩)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미국산 수수에 대한 조사도 착수했다.

대미 철강 수출국 1위로, 관세 부과 면제를 추진 중인 캐나다도 반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인 일본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도 코세이 일본 강철공업협회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관점에서 관세 인상은 시장을 왜곡하는 정책으로,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철강 산업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무역 전쟁 촉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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