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좋은 해외수주…'개발형 사업' 체질개선 필요
출발 좋은 해외수주…'개발형 사업' 체질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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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수주한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ph2 매립공사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대형건설사, 중동·아시아 지역서 잇따라 쾌거
업계 "경쟁 심화 파이 작아져 대책 마련 고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잿빛'으로 가득했던 해외수주 시장에서 연초부터 잇따라 낭보가 전해지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특히 그간 의존도가 높았던 중동 지역을 벗어나는 모습은 업계의 기대감을 한층 키우는 모양새다.

다만 경쟁 심화로 해외 사업장 파이가 작아지는 만큼, '개발형 사업'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가장 큰 정유시설인 두쿰 정유시설 EPC-1번 패키지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조500억원 규모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9일 공시를 통해 같은 지역 프로젝트의 1억1000만원 규모 2번 유틸리티 기반시설 패키지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본계약을 바탕으로 오만을 비롯한 중동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현대건설과 GS건설도 잇따라 해외 먹거리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아스 터미널 Phase 2 매립공사를 따내며 첫 해외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22일 인도네시아 디벨로퍼인 바산타 그룹과 함께 서부 자카르타 지역에 1445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 체결식을 가졌으며, 향후 2000만 달러의 사업비를 출자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점은 그간 해외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동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수주가 늘었다는 점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누적 해외수주액은 5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늘었다.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같은 기간 107% 증가한 29억 달러롤 기록, 올해 전체 수주액 중 절반 이상인 56%를 차지했다.

이같은 소식에 해외건설 수주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건설사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데다 유가 회복세에 신규 수주도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사업이 웃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건설은 발주국 사정에 따라 변동이 큰 사업이어서 각 나라별로 신설 프로젝트를 줄일 경우 사업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에 수주지역 확대와 함께 '투자개발형 사업'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개발형 사업은 단순 시공과 설계만 맡는 도급형 사업과는 대비되는 것으로, 기업이 사업개발부터 지분투자, 설비 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 사업을 위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조달 능력이 필수적이어서, 해외 건설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에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해외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자본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투자개발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을 포함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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