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3월 이후 따듯한 봄은 오는가
[김무종의 세상보기] 3월 이후 따듯한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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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역대 최다의 메달이 쏟아졌고 남북 단일팀의 화합도 멋졌다. ‘영미’라는 친근한 유행어도 생겼다.

아직 동계올림픽이 끝나지는 않았다.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동계패럴림픽이 남아있다. 세계축전인 동계올림픽의 열기는 쉽게 가시지 않겠지만 3월 이후의 당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대결구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미국 펜스 부통령은 물론 이방카 보좌관까지 북측과 함께 개·폐회식에 각각 참석했지만 상호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대화는 없다고 단언한 미국의 선수(先手)로 예상한 결과이지만 미국은 오히려 이방카가 방한한 동안에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을 통해 해상봉쇄 조치에 가까운 대북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대폭 강화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얼마 전 지인이 사석에서 군 출신에게 “이러다 전쟁 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즉답을 피하고 “(유사시 준비해야 할 것으로) 라면보다는 버너와 식기 등이 필요 없는 과자류를 준비해 둬라”며 “소화기와 비상구급약도 함께 준비해 두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까지는 그럴 일이 전혀 없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본인도 모르겠다는 식이었다.

이전에 필자가 다른 군 지인에게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전쟁은 안난다”는 게 중론으로, 사뭇 다른 답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이번 동계올림픽 전에 미국에서 나온 극한 표현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예방타격’이었다. 최근에 나온 언급은 지난 23일 해상차단 제제의 효과가 없으면 ‘2단계’에 돌입하겠다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고 2단계에 대해 부연 설명하기까지 했다.

압박을 위한 협상 전략의 일환 등 해석을 차치하고, 종국적으로 파국으로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의 한결 같은 생각이다. 물론 전쟁 발발은 말도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실제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극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 리스크는 속성상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사전에 관리해야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지목되는 김영철 방남에 따라 보수와 진보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주범 여부에 대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식의 전제를 깔고 더 중요한 대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목표를 중시하는 모양새다.

과거 역사상 타국 사례를 보면 올림픽 이후에는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심지어 전쟁과 같이 극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지금 우리는 후대들에게 평화통일을 물려줄 수 있도록 각자 역할에 대해 역사의 준엄한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문제해결을 위해 각고의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평화는 관망이 아닌 노력의 산물이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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