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동성제약 '정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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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제약 '정로환' (사진=동성제약 )

일본 다이코신약 개발 지사제…고 이선규 회장 1972년 국내 첫선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정로환은 1905년 일본에서 탄생한 지사제다. 러·일전쟁 당시 만주로 투입된 일본 군인들은 나쁜 수질에 배앓이, 설사병으로 죽어 나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코신약이 만든 약이 정로환이다. 전쟁 중에 효과를 발휘하고 승리까지 거두게 해 '러시아를 정복하는 약(征露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엔 동성제약 창업주 고(故) 이선규 회장이 처음 들여왔다. 1960년대, 한국전쟁 직후 우리나라엔 영양실조와 배탈이 만연할 때였다. 이선규 회장은 일본에 직접 건너가 정로환 제조법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다이코신약 전임 공장장에게 기술을 배워왔다.

이 회장은 정로환 기술 전수와 관련된 일화도 공개했다. 공장장을 찾아갔더니 '돈은 필요 없고 죽기 전에 도쿄 유곽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주일간 도쿄 여행이 끝나고 이 회장은 제조법을 손에 쥘 수 있었다.

1972년 이 회장은 '칠 정(征)' 대신 '바를 정(正)'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시장에 '동성정로환'을 처음 선보였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 다퉈 유사제품을 쏟아낼 정도로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 정로환 TV광고 <임현식편>과 인쇄물 (사진=동성제약)

'배탈 설사엔 정로환'이라는 광고 문구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1972년 정로환은 약 50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정로환 주성분은 생약이기 때문에 한약재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이 때문에 어린아이나 젊은 소비자들이 꺼렸다. 동성제약은 이를 반영한 정로환 당의정을 1988년 만들어냈다. 표면에 코팅처리를 해 특유의 냄새를 잡았다.

정로환 주성분은 크레오소트(creosote)와 진피, 감초, 향부자다. 이 중 소독약 냄새의 주범은 크레오소트인데,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천연살균제, 살충제로 쓰였다. 진피는 귤껍질을 말린 한약재로, 한의학적으로 항균·항염 효과가 뛰어난 베르베린(berberine)이 들어있다. 베르베린은 피부사상균·흰색 칸디다균 증식을 억제한다. 감초는 항균·항염증·면역력 항진에 효과가 있으며, 향부자는 만성위염·십이지장궤양·상부복통·식욕부진에 사용된다.

동성제약은 알레르기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병원 진료를 받는 환자는 정로환 복용에 앞서 약사와 상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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