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부동산 신탁업계…'기대·불안' 공존
새 국면 맞은 부동산 신탁업계…'기대·불안'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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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운영 중인 부동산 신탁사. (자료=각 사)

금융위, 설립 문턱 낮춰…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10년간 신규 진입이 어려웠던 부동산신탁사의 신설이 허용되면서 신탁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신탁사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넓히면서 주택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한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업체의 수익성이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사 신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신규 진입이 없었던 탓에 기존의 11개 신탁사가 과도하게 이익을 얻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신탁사는 자금이 부족하거나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의 토지를 위탁받아 개발하고, 개발에 필요한 자금조달이나 공사 발주 등을 대신하는 기업이다. 

현재 부동산신탁업을 운영하고 있는 11개 기업은 △한국토지신탁 △국제자산신탁 △무궁화신탁 △대한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아시아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등이다.

업계에선 신탁사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자금력이 풍부한 은행들이 신탁사를 새롭게 설립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국민은행은 KB부동산신탁을, 하나은행은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 경험이 많은 증권사들도 유력 후보다.

이들에게 신탁사 운영은 쏠쏠한 먹거리로 꼽힌다. 주택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실제 그간 신탁사들은 지난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큰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11개 신탁사의 순이익은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신탁사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기존의 수익이 줄어들까봐 새로운 신탁사 설립을 썩 반기지 않는 눈치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분양시장에서 신탁사는 대형건설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코아루' 브랜드로 올해 들어 경기 연천, 충남 태안, 전남 강진 등 4곳에서 분양에 나섰지만, 모두 청약 접수가 미달됐다.

대한토지신탁이 지난해 하반기 공급한 경기 안산 '천년가 리더스카이' 역시 1·2순위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며 집주인 확보에 실패했다.

게다가 불확실성 확대로 주택경기가 가라앉으며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 신탁사의 등장 예고는 벌써부터 기존 업체들의 근심거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규 신탁사가 설립되면 그동안 11개 업체가 나눠먹던 파이가 더 잘게 쪼개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금까지의 고속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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