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기업도시 이지더원 2차'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라인건설)

동부·금강, 재개발 사업자 선정…중흥·라인, 미분양에 시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대형건설사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틈을 타 전국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약진하고 있는 반면, 분양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달 716억원 규모 대구광역시 서구 내당동 일대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2층~지상 28층, 5개동, 총 386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대구 지역에선 첫 번째 수주다.

브랜드 파워가 센 대형건설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수도권 사업지를 확보한 건설사도 눈에 띈다. 동부건설은 지난 3일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따냈다. 연면적 8만4698㎡에 지하 2층~지상 36층, 아파트 584가구를 짓는다.

같은 달 금강주택과 삼호도 각각 인천 남구 학인4구역, 서울 은형구 응암4구역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했으며, 제일건설은 서울 성북구 동선2구역 재개발 사업지 시공사로 선정돼 서울 지역 정비사업에 첫 진출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 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며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 제일풍경채인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중견사의 약진을 대형사들이 지방 지역 수주전에 집중하는 동안 수주 가뭄에 대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브랜드파워가 부족한 중견사는 정비사업에서 약자로 통했지만, 대형사의 움직임이 다소 뜸한 지금 곳곳에서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분양시장에서의 성적표는 다소 저조하다. 새해 벽두부터 물량을 공급하면서 야심차게 분양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줄줄이 미분양을 기록 중이다.

실제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의 분양정보를 살펴보면 올 1월 청약접수를 받은 31개의 민간분양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14곳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청약자 수가 미달된 곳은 중흥건설과 라인건설, 우미건설 등 중견사의 단지다. 지난달 청약을 실시한 우미건설의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 2차'는 경기지역 첫 분양으로 이목을 끌었으나 1순위에 이어 2순위까지 모두 미달 사태를 빚었다.

중흥건설이 선보인 '당진대덕수청 중흥S-클래스 파크힐'과 라인건설의 '원주기업도시 이지더원2차'도 마찬가지다. 두 단지 모두 전 주택형에서 미달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정부의 청약요건·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형 브랜드로 몰리며 '청약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 42만 가구에 달하는 역대급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정부가 본격적으로 후분양제 추진에 나서면서 중견사 사이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후분양제가 시행될 경우, 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대형사에 비해 부족한 중견사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주고를 올리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하고 있지만, 분양시장에서의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분양제가 시행된다면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공사대금을 조달해야 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