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일파만파'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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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차원" vs "부실 책임 국민 전가"

[서울파이낸스 권진욱·전수영 기자]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정부의 금융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절차인지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20%대에 불과한 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가 정부의 금융지원이 없을 경우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철수하기 위한 사전작업 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이 이미 2013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OPEL)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차례로 단행한 바 있다.

◇ 정부의 금융지원 압박 위한 포석?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가 정부의 금융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을 상대로 한 GM의 '고리대금' 장사로 인해 발생한 부실을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만회하기 위해 공장 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

한국지엠은 앞서 수년간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글로벌GM으로부터 2조4000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면서 연 5%의 높은 이자율로 인해 해마다 1000억원대의 이자를 냈다. 그 결과 한국 시장에서 번 돈이 고스란히 GM으로 돌아갔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은 5%대의 이자율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한 배당률(최고 연 7%)보다 낮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이자비용을 절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지엠이 재무상태가 악화되면서 더 이상 한국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결국 정부의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지난달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은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달 중하순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과 만났다"며 "GM 측은 한국지엠의 전반적인 경영상황과 미래 발전방향을 설명하고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는 앞으로는 공장 가동률이 낮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 경제 침체와 노동자 생존권을 앞세워 정부의 금융지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업계 일각은 해석하고 있다.

◇ 국내 자동차 시장 '술렁'·지역경제 '휘청'

최악의 경우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업계와 군산 및 전북 지역의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7%대로 추락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경차 부문에서 1위를 달리던 스파크가 지난해 4만7244대가 판매되며 전년(7만8035대) 대비 39.5% 줄어들었으며 소형차인 아베오도 1213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보다 23.5% 감소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가 1만6549대 팔리며 전년 대비 18.3% 늘었지만 캡티바와 올란도도 전년 대비 각각 26.6%, 37.4% 줄어든 것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도 국내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부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신차 발표 계획도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고객의 구매욕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한국지엠으로서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더욱이 경쟁사들이 신차를 내놓으며 한국지엠이 그나마 강세를 보였던 SUV 시장을 잠식하고 나서며 시장점유율을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지엠은 가동률이 낮은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사업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의 결정으로 군산 지역의 경제는 최악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문들 닫으며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지엠의 군산공장마저 폐쇄될 경우 경제 한파는 군산지역을 너머 전북지역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000여 명(계약직 포함)의 직원들이 생계를 위협받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카허 카젬 사장은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만간 군산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안내,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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