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영남·수도권 '주당 유혹' 투트랙 작전 먹힐까
무학, 영남·수도권 '주당 유혹' 투트랙 작전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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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학은 지난달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출시한 '좋은데이1929'를 서울에서도 팔기로 했다. (사진 = 무학)

최재호 회장, 텃밭 끌어안기 사회공헌활동 주력…'좋은데이1929'로 서울 시장 공략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무학이 거듭 고배를 마시고 있는 수도권 시장에 계속 도전장을 내미는 한편, 텃밭이었던 영남권의 등돌린 민심을 다독이는 등 '투트랙' 작전에 나섰다.

8일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무학은 지난달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 선보인 '좋은데이1929'를 서울에서도 팔기로 했다. 그동안 공들인 수도권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무학은 2015년부터 수도권 시장을 두드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업계에선 무학의 수도권 시장 점유율이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남권 매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무학은 수도권 시장에 계속해서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문제는 한때 80%를 웃돌던 부산·경남 지역 시장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등 '텃밭'에서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무학의 고향인 창원을 중심으로 '지역 홀대론'이 대두됐다. '좋은데이'에서 이물질이 발견되고, 금융상품 과다투자 의혹이 불거지는 등 크고 작은 이슈가 터져나오자 지역 민심이 등을 돌렸다.

무학이 주춤한 틈을 타 대선주조·하이트진로 등 경쟁업체의 영남권 시장 점유율은 껑충 뛰었다. 대선주조는 자체 조사에서 자사 제품 '대선'이 좋은데이의 부산 지역 시장 점유율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부산·경남 지역에 출시한 '참이슬 16.9'의 매출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6%대였던 경남 지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 10% 초반대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믿는 도끼'였던 영남권의 점유율이 휘청이자, 무학은 지역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6일에는 창원시와 손잡고 '무학과 함께하는 지역생산품 애용 촉진 캠페인'을 펼쳤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무학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좋은데이 나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텃밭 민심 끌어안기에 힘을 쏟는다.

수도권 성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영남권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무학의 투트랙 전략이 성과를 보기 전까지는 당분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학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은 공식적인 통계가 아니라 추산치여서, 부산·경남 지역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최 회장이 재단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에 계속 힘쓸 예정이며, 수도권 시장도 계속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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