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안갯속으로'…새주인 찾기 난망
대우건설 매각 '안갯속으로'…새주인 찾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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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해외사업 추가 손실 가능성 제기…주가도 급락 동력 상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면서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해외현장에서의 대규모 손실, 주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인 찾기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호반건설은 이날 오전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달 31일 대우건설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대우건설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인수 작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인수 중단 배경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 끝에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산업은행 측은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대우건설 재매각 추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는 대우건설 매각을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악화되고 있는 건설 경기 속에서 덩치가 큰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 업체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이 이번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초 정한 지분 전량 매각이 아닌 '분할 매각'으로 방식을 바꾼 것도 호반건설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였다.

더구나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에서의 손실이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일각의 전망도 향후 재매각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 2014년 착공한 모로코 사피발전소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만 지금까지 3577억원에 달하는 데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오만, 알제리, 베트남 등에서도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손실 프로젝트의 경우 원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추가 공사비 발생 때문이었다"면서 "모로코 사업장 외 여타 프로젝트에서도 실질 완공시점까지 추가 비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의 주가 역시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5220원까지 떨어졌다. 전일종가(5680원)보다 무려 8.1% 하락한 모습이다.

호반건설이 최근 평균 주가 수준에 비해 입찰가액의 30% 정도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인수를 제시했을 때도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계속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매각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중도 포기로 대우건설의 매각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접어들었다"면서 "앞으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선 대우건설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매각 추진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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