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보고서③] "경기 회복세 호전에도 소비 회복 더뎌"
[한은 통화신용보고서③] "경기 회복세 호전에도 소비 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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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한국은행

유가· 환율 등 향후 물가 경로 불확실성 확대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은 향후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비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과거에 비해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딜 소지가 있다는 평가다.

8일 한은이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경기회복기는 대체로 세계경제의 회복 국면과 일치하는 측면이 강한데, 글로벌 경기 상승이 동반된 회복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회복세가 더 강했고 회복기간도 길었다.

한은은 수출과 투자 확대가 국내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수출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경기와 수출 전망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소비는 투자보다 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된 가운데 증가폭도 상대적으로 작은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회복기 중 투자 증가율 확대폭(전년동기대비 분기 증가율의 저점대비 고점 기준)은 평균 6.5%p인 반면 민간소비 증가율 확대폭은 평균 2.2%p에 그쳤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경기 회복기 역시 비슷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등으로 과거보다 소비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세는 경기회복과 시차를 두고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근원물가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 흐름을 비교해 보면 근원물가는 경기회복 국면 진입 이후 다소의 시차를 두고 오름세가 확대됐다. 수축 국면 전환 이후에도 일정 기간 오름세 확대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다양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를 통해 살펴본 기조적 물가 흐름은 목표치(2%)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높아진 유가 수준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 국내 및 글로벌 경기 개선세 지속 등은 향후 기조적 물가의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초 공급 측 물가상승 기저효과로 당분간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반기 1.5%, 하반기 1.8%로 보고 있다. 연간으론 올해 1.7%, 내년 2.0%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초 공급 측 물가상승의 기저효과로 당분간 다소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으나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와 물가 간 관계 약화 가능성 등은 물가 오름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움직임 등으로 향후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됐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 요인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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