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기업' 삼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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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피고인 이재용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다."

지난해 2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영어(囹圄)의 몸에서 석방됐다. 353일 만이다.

삼성에 2월은 비운의 달이자 특별한 달이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사태로 '삼성의 80년' 역사상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달이자 석방된 달이다. 또한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의 탄생일이 있기도 하다.

3월도 그렇다. 3월은 삼성의 전신인 삼성상회가 설립된 지 80주년을 맞는 달이면서 이건희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지 30년이 되는 달이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 나와 몸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그룹의 중차대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재계 일각은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또 삼성도 이 부회장 석방으로 그동안 위축된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발굴 등 시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이 '제3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의 미래 청사진과 쇄신안을 내놓을지도 재계는 주목한다. 이 부회장에겐 삼성의 멈춰선 경영 시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구속을 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실형을 사는 것과 같다. 구속 집행이 4년간 유예된 것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살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처럼 이 부회장과 삼성이 이번 사건을 가슴 깊이 새기고 국민을 위한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바라는 마음은 비단 기자만의 희망만은 아닐 것이다. '권력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라는 어느 영화 속 대사처럼 천년 기업을 꿈꾸는 삼성이 '일장춘몽'과 같은 권력에 기대는 우(愚)를 다시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가 최고 이념처럼 이 부회장도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경영인, 사회와 호흡하는 경영인, 봉사하는 경영인의 자세로 임해 삼성이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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