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온라인 승부수…해외투자 1조 유치
정용진, 온라인 승부수…해외투자 1조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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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스타필드 고양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웃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이마트·신세계몰 통합법인 쓱닷컴 5년 뒤 연매출 10조 돌파 목표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을 접수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사업부를 분할하고 별도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정 부회장이 예고했던 '온라인 사업 관련 깜짝 놀랄만한 발표'의 실체다.

1조원에 이르는 실탄도 마련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운용사 '비아르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BRV Capital Management)와 '어피너티 에퀴티 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정 부회장의 목표는 국내 온라인 유통 꼭대기에 올라서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는 지난해 89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 1위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이다. 이어 11번가, 인터파크,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이 경쟁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온라인 유통업계와 전쟁을 선포했다. 오프라인이 침체기에 도달하자 쿠팡, 티몬, 위메프를 겨냥해 '최저가' 경쟁에 나섰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봤다. 업태가 다르고 매출 규모도 현저히 차이가 나는 이마트가 온라인 유통 시장을 노리자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 1년간 온라인 유통업계와 소모전을 벌였던 정 부회장은 우회로를 골랐다. 대형마트 1위가 아니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을 앞세워 온라인 유통업계와 같은 입상에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통합한 쓱닷컴(SSG.COM)을 별도 법인으로 세울 계획이다. 그 뒤를 오프라인이 든든하게 받쳐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자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신세계의 행보에 따라 온라인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마트몰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4억원이다. 신세계몰 역시 1조원을 넘겼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의 지난해 거래액 추정치를 살펴보면, G마켓·옥션·G9를 거느린 이베이코리아가 15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11번가(8조원), 쿠팡(5조원), 위메프·티몬(4조원) 차례로 알려졌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매출액은 순수 판매자의 입점 수수료여서 실제 거래액과 차이가 크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8634억원이다. 나머지 업체들은 입점 수수료와 직접 매입한 제품 거래액을 함께 집계한다. 로켓배송으로 몸집을 키운 쿠팡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서 G마켓과 11번가 다음으로 이마트와 쿠팡이 순위 경쟁을 하고 위메프와 티몬이 그 뒤를 쫓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인 그림은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공개돼야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결정에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통합한 쓱닷컴은 성장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신세계는 5년 후 연매출 10조원 돌파를 목표로 정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쓱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온라인사업부에서 각각 운영해왔다. 하지만 오프라인이 주력이어서 온라인 사업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온라인사업부가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면 시너지 극대화 방안을 쉽게 찾아내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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