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화장품 홍수①] '약발' 앞세워 소비자 유혹
[더마화장품 홍수①] '약발' 앞세워 소비자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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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한양대점과 롭스 왕십리역사점에 더마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의약품 수준 기능성 높여 '코스메슈티컬' 인기 계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더마 화장품 브랜드가 홍수를 이룬다. 화장품 기업들이 앞 다퉈 '약발'을 앞세운 더마 화장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일반 화장품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승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 시대'를 사는 소비자들이 제품 성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실적도 오름세다. <서울파이낸스>가 세 번에 걸쳐 '더마 화장품 홍수'에 대해 짚어본다.

더마 화장품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이 합쳐진 말이다. 이보다 먼저 등장한 용어는 '코스메슈티컬'(화장품·Cosmetic+의약품·Pharmaceutical)이다. 2000년대 초반 이지함피부과의원을 필두로 피부과 의사들이 만든 '닥터 브랜드' 화장품으로 인지도를 얻었다. 애초 코스메슈티컬은 성형수술 후 회복을 돕는 제품으로 탄생했다. 최근 들어선 더마 화장품과 함께 의약품 수준으로 기능성을 높인 화장품으로 통용된다.

주목받는 강자는 해브앤비와 리더스코스메틱이다. 해브앤비는 '뷰티'에만 치우쳐 있던 화장품 분야에 '건강(헬스)' 개념을 더한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2004년 선보였다. 닥터자르트의 주요 라인 '시카페어'가 민감 피부 진정용으로 인기를 끈다. 회사는 병원과 협업한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해브앤비 측은 "닥터자르트는 피부과 의사 18명과 협력해 탄생했고, 모든 제품은 출시 전 의사 테스트를 거친다"며 "향·색소·알코올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피부 자극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해브앤비는 닥터자르트를 앞세워 매출을 2016년 기준 2371억원까지 키웠다.

리더스코스메틱은 '피부과학연구소'에서 직접 기획한 점을 내세운다. 기초 화장품 외에 마스크팩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을 쳤다. 리더스코스메틱에 따르면 '아쿠아링거 마스크팩'은 국내 면세점 마스크팩 판매 순위 5위에 오르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쿠아링거 마스크팩을 4주간 사용했을 때 피부 수분량이 크게 늘었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공개했다. 매출도 2014년 1200억원, 2015년 1728억, 2016년 181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메디컬뷰티 계열사 에스트라와 2014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된 CNP차앤박화장품 역시 몸집을 키워오고 있다. 후발주자들도 줄줄이 도전장을 내민다. 케이티앤지(KT&G) 계열사 코스모코스는 2016년 피부과학연구소 노하우를 앞세운 더마 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를 선보였다. 색조 화장품 전문이었던 클리오도 지난해 9월 선보인 더마 화장품 브랜드 '더마토리' 매출을 4개월 만에 2배로 키웠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와 네이처리퍼블릭은 기존 브랜드에 더마 라인을 추가했다.

▲ 해브앤비 '닥터자르트'의 시카페어 세럼(왼쪽)과 코스모코스 더마 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의 엑스퍼트 로디올라 파워 크림 제품 (사진=각 사)

화장품 업계에서 더마 화장품을 내세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성장세는 더딘 반면 판매업체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를 보면,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1년 83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서 이듬해 약 9조6000억원으로 8% 증가한 뒤로는 줄곧 5% 안팎 성장에 그쳤다.

시장은 한 자릿수로 성장했지만 제조·판매업체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이어왔다. 2013년 3884개였던 제조·판매업자는 이듬해 4853개로 24.9% 늘었고, 2015년에는 6422개로 32.3% 뛰었다. 화장품과 비슷한 원료를 쓰는 제약 업계는 물론 식품·패션기업들까지 화장품 시장 문을 두드렸다. 자금만 있으면 대형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와 손잡고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최근엔 문구 기업 모닝글로리에서도 화장품을 선보였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화장품 업체들은 소비자 눈길을 끌 만한 차별점이 필요했다. LG생건 역시 같은 이유로 지난해 태극제약을 품에 안았다. 이종원 LG생건 홍보부문장은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은 다수 업체들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태극제약을 인수한 이유도 더마 화장품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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