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은행간 대형합병 '태풍의 눈'
외환銀, 은행간 대형합병 '태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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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하나·농협 등 인수전 참여
한국版 은행 간 대형 합병 '초석'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론스타가 외환은행 보유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 유지가 가능한 51%만 남기고 매각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 간 인수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외환은행이 최근 대두되고 있는 금융빅뱅의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의 이번 매각 의도와 관련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부담을 줄여 국내 은행의 인수 경쟁을 고조시킴으로써 매각여건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인수입장을 밝혀왔던 국민, 하나, 농협 외에 또 다른 경쟁자의 출현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불가피해진 '금융빅뱅'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이며, 하나은행 또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환은행 인수와 같은 대형 은행 간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은행 간 대형 합병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은행산업은 P&A(자산부채이전)와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 시장구조로의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대외적 측면의 규모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게 금융권 전반의 시각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상위 10대 글로벌 은행 대비 2%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아시아 10대 은행에도 속하지 못한 게 국내 은행산업의 현실이다.
글로벌 은행 대비 국내은행의 영세한 규모는 해외진출 및 IB(투자은행) 사업의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해 왔고, 떄문에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 간 대형합병(Mega-Merger)이 절실하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금융연구원의 구본성 연구위원은 "글로벌화의 성공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나 무엇보다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형은행과 제휴 또는 인수에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규모에서 글로벌 은행들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경쟁력 또한 국제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시중은행들은 국내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진출 및 IB사업의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 포진해 있는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주된 이유이다.
 
국내은행의 국제경쟁력은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럽지역의 상위 10대 은행들의 역외 수익의존도는 최대 60%에 이르는 반면 국내은행들의 국외 수익규모는 4% 안팎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윤증현 금감위원장도 한국금융시장이 선진 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빅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금융회사 간 합병이 불가피함을 역설한 바 있다.
앞서 이헌재 전 부총리도 '대한민국의 리빙뱅크는 2~3개가 적당하다'고 언급한 점은 은행 간 대형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희박하게 여겨졌던 외환은행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 가능성이 점차 확실시 되면서 자통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의 은행권의 판도변화가 또 다시 예고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이 가능할 만큼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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