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의 재계…법원 소환·불법체류 vs 해외 광폭행보
희비의 재계…법원 소환·불법체류 vs 해외 광폭행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추행 혐의' 김준기 전 회장, 여권반납 처분 취소 소송 진행 중
최태원·정의선·조현상 등 다보스포럼 참가…글로벌 경쟁력 강화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재계 총수들에게 1월은 각계 인사들과 신년인사를 나누고 소속 계열사를 시찰하는 등 국내에서 바쁜 한 달이다.

하지만 일부 재계 총수들에게 올해 1월은 최순실 국정농단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법정에 소환되거나 비자금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 여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 등 한 해 시작부터 난관이다.

반면 다른 재계 총수와 재벌 3세들은 세계 경제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쓰며 바쁜 1월을 보낸다.

◇ 일부 기업 여전히 최순실 굴레 속

새해 벽두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주범인 박근혜 전 대통령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사건에 증인으로 줄줄이 소환됐다.

▲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사진=각 사)

그러나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만 증인으로 출석하고 나머지 총수들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증인 불출석 사유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지급한 업체들이다. 이에 재계 안팎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검찰의 기업 옥죄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 나왔다.

조현준 효성 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19일 새벽 귀가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0년~2015년 측근인 홍 모 씨의 유령회사를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여 원의 이익을 안기고 이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이달 말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신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하며 6개월짜리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경우 올 1월이 지나면 비자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임원은 "김 전 회장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비자는 6개월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경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 요구통보를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경찰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동시에 여권 무효화 요청을 하고 인터폴과 수사 공조를 했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초 김 전 회장에게 여권반납 명령을 내렸고 김 전 회장은 여권을 반납했다. 여권을 반납한 김 전 회장은 즉시 외교부를 상대로 여권 발급제한 및 반납 결정 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했다. 또한 이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교부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 전 회장은 성추행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회장직에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추락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현재 임상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상치료가 끝나는 2월 중으로 귀국해 경찰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제기한 여권 무효화 취소 소송 두 번째 기일은 다음 달 8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글로벌 경제 리더와 어깨 나란히 힘찬 새해 시작

오는 22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주요 재계 총수와 재계 3세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세계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업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년 만에 참석한다. 지난해는 최순실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아 참석하지 못했다.

최 회장은 특히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될 수 있는 미래의 창조'라는 주제가 SK그룹의 경영 방침인 공유경제와 맞아 이번 포럼 참석 의지가 높다고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다보스에 참석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미래운송 수단'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공유한 바 있다.

이번 포럼에는 재벌 3세들도 참석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 대신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참석한다. 김 전무는 2010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효성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삼남 조현상 사장이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정·재계 등 2500여 명의 각계 정상이 지구촌 경제에 관해 토론하기 위해 모이는 국제 민간 회의다. 경제발전 없이 사회발전은 불가능하고, 사회발전 없이 경제발전은 지속되지 못한다는 원칙의 포럼으로,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