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上] 본입찰 D-1…2파전 승자는?
[대우건설 매각-上] 본입찰 D-1…2파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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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매각전이 호반건설과 엘리온홀딩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는 대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호반건설, 지분 분할매수 카드 제시…엘리온홀딩스 '배팅규모'에 업계 관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호반건설의 지분 분할매수 카드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인수전은 새 국면을 맞은 형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9일 대우건설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전은 호반건설과 중국계 엘리온홀딩스의 2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다른 인수 후보였던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S)는 입찰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손해를 보더라도 대우건설을 팔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2조원 정도의 금액에 대우건설 지분을 통매각하는 것이 산업은행이 그린 청사진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분할매수 방안을 제안하면서 산업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을 앞두고 대우건설 보유 지분 50.75% 중 40%가량을 사들이고, 나머지 10%는 산업은행이 그대로 들고 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분할 인수를 통해 매각 자금을 낮추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서 손을 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영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2016년 대규모 영업손실로 빅배스(회사의 부실요소를 한 회계년도에 모두 반영하는 것)를 단행, 차입 규모를 크게 늘린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자회사로 자리 잡고 있어 차입금 상환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일단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 전량 매각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전날 열린 매각추진위원회에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지분을 쪼개파는 것을 가능한 옵션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입장에선 호반건설과 엘리온홀딩스 모두 만족할 만한 제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분할인수를 하게 될 경우 대우건설의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후 나머지 지분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대우건설 지분을 분할매각 할 수 있다는 조항이 마련돼 있는 만큼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과 경쟁구도에 놓인 엘리언홀딩스의 배팅 규모도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다. 중국 국영투자회사 CNIC코퍼레이션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 엘리언홀딩스는 앞서 대우건설 경영진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엘리온홀딩스 역시 호반건설과 마찬가지로 2조원에 못미치는 금액인 1조5000억원가량을 써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계 자본이 높은 가격을 무기로 인수합병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호반건설보다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노조가 호반건설과 중국계 자본의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돼지만, 엘리온홀딩스가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산업은행은 마음이 급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산업은행은 본입찰 이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오는 4월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상반기 중으로 매매대금 수령을 마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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