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2보)
한은, 올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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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물가·가계 빚·두 달 연속 인상 부담감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99%·해외투자은행들 '동결' 예상 적중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1.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종전대비 25bp(0.25%p) 인상한 뒤 다시 동결한 것이다. 이로써 다음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오는 2월27일까지는 기준금리가 1.50%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에서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99%가 이달 금통위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oA메릴린치와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들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상반기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이 지난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상향한 이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강하게 점쳤다. 

더욱이 직전 기준금리 인상에서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밝힌 것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분석이다. 실명으로 소수의견을 개진한 것은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상당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추가 금리인상 동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한은 역시 추가 금리인상은 경기 지표를 보며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물가와 경기지표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리동결 결정에는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데 부담을 느낀 탓도 커 보인다. 금통위가 연이어 금리를 올린 경우는 지난 2007년 6월(4.50%)→ 7월(4.75%)→8월(5.00%) 뿐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2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1월은 금리를 올릴 만한 뚜렷한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물가상승률도 문제다. 한은이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은 연 2%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쳤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에 불과했다. 

빠르게 몸집을 불린 가계 빚도 추가 금리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은이 발표한 '2017년 가계대출·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속보치는 9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폭은 21조6000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 금리를 또 올리면 가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또 지난해 10월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이달 말부터 적용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책 효과를 확인할 시간도 좀 더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2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지난달 14일 개최)에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 주체에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과 취약차주의 부채 상환부담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도 이런 이유가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2년 연속 3%대 성장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끌어올리지가 관건이다. 앞서 민간연구기관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 후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를,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2.8%를 언급했다. 또 9개 주요 해외 IB의 전망치 평균도 2.9% 수준 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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