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시장 확대 적극 대응
중국 정부의 국내 업체 견제 심화…긴 안목으로 투자 지속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계가 올해 큰 폭의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만큼 회사의 규모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앞으로 전기차 시장 등 전방산업의 높은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2018년이 성장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한 해"라고 진단했다.
실제 B3 등 배터리 시장조사업체는 지난 2016년 25GWh였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2020년에는 110GWh로, 2025년 350∼1000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시장이 10배에서, 많게는 40배까지 커진다는 얘기다.
LG화학은 배터리 시장의 확대에 대응하고자 올해부터 폴란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기준으로 연간 28만 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또 LG화학은 올해 해외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ESS 사업자들을 상대로 수주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약 1조7000억원 규모였던 배터리 분야 매출을 2020년까지 7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도 사업구조 혁신의 핵심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정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제2 공장동과 4∼6호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하반기에는 7호 생산설비까지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7호 생산라인까지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4.7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해외 수요 대응을 위해 헝가리에도 배터리 생산공장도 설립하기로 했다. 헝가리 공장은 43만㎡ 부지에 연간 7.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다음 달 착공해 2020년 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한국 배터리 업계 견제로 중국 시장에서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한국 배터리 업체와 거래하는 전기차 업체가 계속 빠지면서 사실상 납품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 아래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어 배터리 업계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단계가 되면 첨단 배터리 기술이 절실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엔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긴 안목에서 투자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