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화폐 접근 '신중모드'…"실명제 도입·과태료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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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려진 풍선 바람 빼 연착륙 유도…'벌집계좌'는 원천 차단 

[서울파이낸스 김용준 기자] 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에 대한 접근방식이 신중 모드로 급전환되는 양상이다.

가상화폐 규제관련 청와대 청원에 15만명이 참여하는 등  거래소 폐쇄와 같은 극단적 방법이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해 가상화폐 해결책으로 '연착륙'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명확인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점진적으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풍선의 바람을 빼겠다는 구상이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정부 부처간 조율을 거쳐야 할 일이라고 한발짝 물러선 가운데, 정부는 가상계좌의 실명 확인 시스템 전환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가상화폐를 거래하던 사람들이 실명확인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인계좌 아래 다수 거래자의 거래를 장부 형태로 담아 관리하는 이른바 '벌집계좌'는 원천 차단된다. 벌집계좌는 법인의 운영자금 계좌로 위장한 사실상의 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벌집계좌)다.

이와관련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용 실명 확인 서비스를 예정대로 이번 달 안에 시행할지 여부를 이번 주 초에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시장의 해석이 나오면서 가상화폐 거래는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다.

만약 정부의 이같은 접근이 실효성을 거둘 경우 다음 단계는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런 내용 등을 가상화폐 관련 후속·보완 조치를 마련했다.

금융당국 이달 안에 시행되는 실명확인 입출금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기존에 가상계좌를 통해 가상화폐를 거래하던 사람들이 실명확인에 응할 경우 가급적 예외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금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행법 테두리에서 거래를 최대한 위축시키는 방법을 쓸 것"이라면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최대한 빨리 정착시키고 6개 시중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이달 안에 시행되는 실명확인 입출금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기존에 가상계좌를 통해 가상화폐를 거래하던 사람들이 실명확인에 응할 경우 가급적 예외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계좌는 입금을 금지하는 가운데 출금만 허용해 점차 규모를 줄여나가는 가운데 일정 기한 안에 실명전환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일례로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엔 기한 내 실명전환을 하지 않은 경우 금융자산의 60%까지를 과징금으로 부과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실명확인 절차를 끝까지 거부하는 계좌에 대해선 출금 제한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가상화폐의 현금화를 차단하는 강력한 효과를 내지만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금융당국도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중은행과 거래소 간 가상계좌 제공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거래계좌가 자동정리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도 있다. 기존 가상계좌를 막으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일명 '벌집계좌'는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12일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6개 가상화폐 거래 관련 시중은행들과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화하더라도 실명 확인 시스템은 그 자체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여부 및 시기는 이번 주 초에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가상화폐 투기 바람을 연착륙시키는 쪽으로 유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2065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93만 원 오른 가격이다. 시가총액 2위인 리플은 전날보다 1% 이상 오른 2898원에 그쳤다. 이더리움은 206만 원대까지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캐시 등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골드의 경우 전날보다 무려 46% 이상 상승한 41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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