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했던 신한은행이 3주 만에 가산금리를 원위치 시키면서 은행권에서는 양비론이 들끓고 있다. 이자 마진 확대를 노리고 발 빠르게 움직인 신한은행이나 윽박으로 은행 팔 비틀기에 성공한 금융당국이나 도긴개긴이라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땅 짚고 헤엄치기식 이자 장사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12일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 기준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05%p 인하했다. 예금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타당하다고 생각해 가산금리를 다시 낮추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코픽스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만히 뒀다.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신규 기준보다 약 0.2%p 낮아 대출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댔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이번 가산금리 인하를 소급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주 동안 금리 변동폭을 모르고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한 신한은행 차주들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될 예정이다. 

금리를 내리지 않은 만큼의 이익은 당연히 따라가게 마련이다. 인상된 예금금리는 신규 가입자들에게만 적용되지만 대출금리는 기존 대출에도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은행 수지에 전체적으로 플러스가 된다. 0.001%의 이자라도 모이면 큰 돈이 된다. 신한은행이 가산금리 인하에 미적거린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가산금리 인하를 사실상 주도했다는 점에서 관치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를 '만난' 금감원 관계자들은 "가산금리를 내리라는 주문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마저 "수신금리가 상승했다고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감원의 '시그널'은 더 명확해 졌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이런 심상치 않은 메시지를 강한 지시로 받아들여 왔다. 누구보다 금융시장 생리를 잘 알기에 금감원의 호출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은행들로서는 은연중 남아있는 관치 그림자가 더 짙어지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행간에 숨어있는 의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이번 가산금리 인하는 고객들에게는 환영받을만한 일이지만 은행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닌 감독당국의 압력에 따른 조치라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감독당국의 노골적인 눈총에 다른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은 커녕 몸 낮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금감원이 은행들의 군기를 잡아 권위를 세우던 과거 구태적 행태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