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롯데그룹, 첫 임원 인사 키워드 '조직 안정'
'지주사 전환' 롯데그룹, 첫 임원 인사 키워드 '조직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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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 승진…미래형·여성 인재 발탁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사 전환과 함께 계열사별 경영을 책임질 인재들을 발탁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2인자' 자리를 굳힌 모양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롯데는 '조직 안정화' '미래형 인재' '여성인재육성'을 꼽았다.

10일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유통·식품·금융 등 28개 계열사에서 총 174명이 승진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11개 계열사도 11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롯데'를 선포하고 4개 사업부문(BU)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올해 인사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핵심인물 승진과 50대 신임 대표이사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직의 안정을 추구했다. 지난해 신설된 4개 부문의 BU 체제를 유지하면서 힘을 보탤 수 있는 100여명의 신규임원을 발탁했다"고 정리했다. 그는 또 "그룹 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내일 정기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면 여성임원 수는 30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황각규·이봉철 등 그룹 내 핵심인물 승진

▲ 왼쪽부터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 부사장,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전무. (사진=롯데그룹)

롯데 '2인자'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하면서 이원준 유통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이재혁 식품BU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당시 황각규 사장은 그룹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재판 결심에서 황 사장이 무죄를 받자, 유통업계 및 재계는 그의 부회장 승진을 예견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4월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부터 롯데지주 출범 등 굵직한 행사에 참석해 신동빈 회장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공동대표를 맡았고, 올해 1월2일에는 신 회장과 별도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황 부회장은 1955년생으로 경남 마산고,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다. 1990년 신 회장이 경영수업을 위해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들어오면서 처음 만났다. 이후 신 회장을 따라 그룹 핵심부서인 정책본부(현 경영혁신실)로 자리를 옮겼다.

황 부회장은 인수·합병(M&A)의 귀재로도 불린다. 정책본부에 있을 당시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등 굵직한 M&A를 이끌었다. 

이번 인사에서 이봉철 롯데지주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투명경영’을 위해 롯데그룹이 반드시 풀어내야만 했던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롯데에 입사했다. 정책본부 재무팀장,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지내며 재무와 금융에서 두각을 보였다. 2015년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이 실패하자 지난해 계열사의 분할합병 방식을 통한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됐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4년 입사한 김 사장은 롯데쇼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14년부터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맡았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와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에서 상품·영업·마케팅을 경험하고 지난해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옮겼다.

호텔롯데의 러시아사업장인 롯데루스의 신임 대표이사는 김태홍 롯데스카이힐CC 총괄부문장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호텔영업·관리, 러시아 사업 등에 역량을 갖췄다.

▲ 선우영 헬스앤뷰티(H&B) 사업본부 대표이사 상무. (사진=롯데그룹)

◇ 유리천장 깼다…여성 CEO 탄생

'여성인재육성'을 강조해온 롯데그룹이 첫 여성 CEO를 배출했다.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헬스앤뷰티(H&B) 사업본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헬스앤뷰티숍 사업본부는 '롭스'(LOHB's)를 운영하고 있다.

선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온라인부문 업무 등을 수행하며 옴니채널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 향후 롭스의 상품 구매와 온라인 사업을 이끌며 올리브영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 H&B 시장에서 롭스의 위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른 여성 임원들도 대거 승진했다.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은 전무로 직급이 올랐다.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전혜진 상무보, 그룹의 인공지능(AI) 사업을 맡은 김혜영 상무보도 관련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한 단계 승진했다.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팀장,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관리총괄, 신영주 롯데슈퍼 전략상품부문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장, 김지나 롯데카드 브랜드전략팀장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여성인재육성 정책에 따라 열정과 능력을 갖춘 여성 인력은 과감히 발탁했다. 2012년 처음으로 여성 임원을 3명 배출했는데, 올해는 10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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