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접어든 화학업계, 올해 대규모 투자 예고
'슈퍼사이클' 접어든 화학업계, 올해 대규모 투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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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 등 올해 공장 증설 및 M&A 계획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지난해 실적 고공행진을 달성하며 '슈퍼사이클(장기호황)' 진입을 알린 화학업계가 올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예고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연구·개발(R&D)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시설투자 및 인수합병(M&A)으로 에너지·물·바이오 등 신사업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앞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R&D 예산이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핵심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와 융·복합 사업의 확대로 산업구조와 경쟁구도의 근간이 빠르게 변한 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이 선봉에 나서면서 올해 화학업계는 증설 및 M&A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먼저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까지 전남 여수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에 아크릴산은 18만t에서 70만t으로, 고흡수성 수지(SAP)는 10만t에서 50만t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크릴산은 화학섬유나 도료, 접착제, 코팅제 등 산업이나 생활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올해 기준으로 세계시장 규모는 약 590만t이며, 2020년에는 675만t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는 독일의 바스프, 미국의 다우케미컬 등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일부 선진국에서만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SAP는 자기 무게의 500배에 달하는 물을 흡수하는 능력을 가진 소재로 여성용품, 의료용품 등에 사용된다. 이 소재는 일단 물을 흡수하면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도 물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LG화학은 이 증설로 연 매출 3000억원 이상의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1~11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출하량 4084.1MWh를 기록해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2위로 집계됐다. 이에 LG화학은 지난해 폴란드에 지은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엘지 켐 브로츠와프 에너지(LG Chem Wroclaw Energy)'에 4360억원을 출자하고 8720억원의 채무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롯데케미칼은 올해 북미 에탄크래커 합작 사업, 여수공장 에틸렌 설비 증설 등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증설과 공장 완공 등이 마무리하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말 국내외에서 약 450만t의 에틸렌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30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이 말레이시아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지난 12월 중순께부터 상업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설비는 기존 납사 열분해 방식에 촉매 분해 방식을 추가한 하이브리드 생산설비이다.

플라스틱과 비닐 같은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린다. 특히 지난달 t당 1300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 밖에 한화토탈도 지난해 말 합성수지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2019년 말 증설이 끝나면 이 공장은 연간 추가 40만t의 폴리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들어 가성소다와  ECH(에폭시수지 원료), PA(무수프탈산) 등 글로벌 생산량이 많지 않은 제품 위주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에틸렌 가격도 상승 추세에 있어 대량 생산 제품의 가격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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