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GE, 도시바, 그리고 금융혁신
[김무종의 세상보기] GE, 도시바, 그리고 금융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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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일렉트로닉(GE)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에디슨이 창업자이다. 미국 제조기업의 대표 선수이기도 하고 우리 경영진들이 롤 모델로 종종 삼기도 한다.

헌데 승승장구할 것만 같은 GE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기업가치는 주저앉았고 회사의 상징인 전구사업 부문 등을 매각하는 등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회사가 이전 같지 않고 효율화를 시급히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제조기업 1위 자리는 보잉에 넘겨줬다.

널리 알려진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사례는 도처에 있다. 일본 도시바는 세계최초로 노트북PC를 개발하는 등 전자 분야에 신화를 쓴 기업이지만 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가 하면, 최근에는 PC 부문 매각도 진행중이다.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의 운명은 앞날을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다. 장기 전망을 한다는 게 무색할 정도의 불확실성 시대이다.

새해 벽두만 되면 각 기관장들이 새해 포부를 밝히고 관련 모임을 연다. 올해 금융 수장들의 신년 모임에는 ‘혁신 성장’이 키워드가 됐다. 다름아닌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회생시킬 새로운 정책 방향으로 소득 주도 성장과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 혁신 성장이다.

금융권에서도 화두의 바통을 이어받은 혁신성장은 '생산적 금융' , '포용적 금융'으로 치장하고 기업들, 특히 중기벤처기업에게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자 장사 중심으로 영업을 해온 금융권에 쉬운 일은 아니어서 실제 혁신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금융이 산업과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은 맞지만 건전성 등의 이유로 강한 규제 속에 있는 금융이 제대로 혁신성장의 실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8년 범금융 신년 인사회’가 열렸다. 금융 수장들이 모두 혁신성장을 외칠 때 국회 정무위원장은 ‘역수행주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則退)’라는 한자어를 인용해 금융 규제를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금융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야 할 운명”이라며 “나아가지 않으면 멈춘 것이 아니라 떠밀려 퇴출되는 것”이라며 “현재 정무위에는 해묵은 논쟁이 여전하다. 고색창연한 금산분리 원칙부터 금과옥조의 소비자 보호 원칙까지 예전 패러다임에 갇힌 정책과 법안이 넘쳐난다”고 규제혁파를 강조했다.

금융권이 혁신성장에 대해 진정성있게 받아들이는 지, 정부 정책 방향에 마지못해 호응하는 제스처인지는 모른다.

제너럴 일렉트로닉스(GE)의 G는 장군을 의미하는 제너럴(General), 즉 에디슨의 전구개발을 후원해준 크리스토퍼(christopher) 장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붙인 것이다. 우리 금융권이 제너럴 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금융권의 자기혁신도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반국민과 경제전문가 대상으로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혁신이 시급한 분야로 서비스(47.8%), 금융(46.9%), 자동차 등 주력산업(40.6%)을 꼽았다. 금융과 서비스 부문의 혁신이 뒷받침 돼야 여타 산업분야의 성장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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