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무술년 출점 계획 없다"…전문점·온라인 '올인'
백화점 빅3 "무술년 출점 계획 없다"…전문점·온라인 '올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한 여성이 인공지능 챗봇 '로사'의 이미지인식(VR)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롯데, 군산·용인에 프리미엄아울렛 점포만 추가
현대, 6000억원 들여 내년 말 아울렛 2곳 오픈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저성장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신규 점포를 열지 않을 예정이고, 신사업으로 꼽혔던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역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제동이 걸렸다.

4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백화점 빅3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 새 점포를 내지 않는다. 롯데는 아울렛 점포 확장에서 전문점으로 초점을 바꿨고, 현대와 신세계는 2020년을 준비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롯데는 백화점 성장세가 둔화된 뒤 아울렛 확장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4월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증축을 마쳤고, 10월에는 경기 고양점을 오픈하며 총 21개 아울렛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상반기 전북 군산시와 하반기 경기 용인시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추가한다. 그러나 이는 2년 전 수립된 계획이고 이후 추가 출점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 롯데는 아울렛 역시 포화 상태라는 진단에 따라 미니 백화점 '엘큐브', 리빙 전문관 '엘리든홈' 등 전문점 수를 늘릴 방침이다.

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언급한 만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인공지능 챗봇 '로사(LOSA)'를 시범 운영 중이며, 이달 안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엘롯데를 정식으로 선보인다. 고객들은 로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받고,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백화점 성장은 멈췄다. 국내 시장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아울렛, 온라인 채널 확대, 옴니채널 서비스 강화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백화점-아울렛에 이어 20~30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오는 2019년 말 완공 예정인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사진=김태희 기자)

현대백화점도 올해 출점 계획이 없다. 다만 내년 2개 아웃렛 점포를 연다. 내년 말까지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을 오픈하고 2020년 경기 화성시에 시티아울렛 동탄점을 선보인다.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의 투자 규모는 총 5977억원에 달한다. 2020년에는 서울 여의도에 파크원점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온라인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통합 온라인 쇼핑몰 '더현대닷컴'을 새 단장하고, 'H.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채널 이용자들의 충성심을 높여 이탈을 막겠다는 셈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고속철도(KTX) 동대구역에 대형 점포인 대구 신세계를 열었다. 대구 신세계 최상층에 아쿠아리움을 만들며 쇼핑테마파크에 대한 역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추진 중이던 부천 점포가 인근 인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현재까지 예정된 사업은 2020년 대전점 오픈이다. 울산점과 송도점 완공일은 미정 상태다. 아울렛 점포 출점 계획도 전무하다.

그러나 신세계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도 신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총 4085억원을 백화점 사업에 쏟아 부었다. 올해는 3388억원을 투자한다. 이 중 2742억원을 점포 신설에, 596억원은 보완에 쓸 예정이다.

신세계 역시 공격적으로 전문점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 편집매장인 '분더숍'에 이어 지난해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를 선보였다. 스타필드 점포에선 남성 라이프스타일 '하우디', 유아용품 '베이비써클', 장난감 '토이킹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출점 규제에 가로 막힌 이마트 역시 노브랜드 전문점을 전국 80여개로 늘리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출점을 하기 위해서는 상권 조사, 부지 물색, 설계, 건축, 완공, 입점 등을 거치는데 최근 규제 강화로 인해 부지물색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대형 점포는 3000억원, 중소형은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된다. 하지만 대규모점포 의무휴업일 확장,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의 규제 포함 등이 전망되면서 수익구조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그는 "시장 포화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채널 다각화와 20~30대를 겨냥한 온라인 사업 강화를 늦출 수 없다. 때문에 비교적 규모가 작아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특정 고객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전문점이 미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